“보험료 깎아준다” 보험조정센터 사칭 불법 영업 급증

박성원 선임기자 2025. 9. 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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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청구 적어 할인 대상 됐다”
휴대전화로 상담원 바꿔가며 통화
집·직장 주소 파악해 영업사원 방문
비싼 보험상품 가입·개인정보 유출
최근 '보험조정센터 상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보험료를 낮춰주겠다고 접근해 기존 보험을 해지시키고 비싼 상품을 가입하도록 하는 불법 영업 전화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고객님은 그동안 청구한 보험료가 많지 않아 보험료 감면 대상이 되셨습니다. 새로 보험을 가입하거나 해약하는 건 전혀 아니고, 기존에 가입돼 있는 보험 그대로 유지하시면 됩니다."

광주에 사는 5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자신을 '보험조정센터 상담원'이라고 소개했다. 마치 공신력 있는 기관인 것처럼 말투도 자신감이 있고 친절했다. A씨는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기존 보험 유지, 보험료 인하'라는 말에 관심을 갖고 통화를 이어갔다. 결국 광주의 어느 구에 거주하는 지와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가 10만원 이상인지를 확인한 상담원은 '설명을 도와줄 직원이 바로 전화할테니 전화를 받을 것'을 요구하며 통화를 종료했다. 곧바로 또 다른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와 집 주소나 회사 주소를 구체적으로 물어봤는데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A씨는 급하게 통화를 마무리했다.

A씨가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해 보니 이미 이 수법에 당한 피해자들이 많았다. 집 주소를 알려줬더니 며칠 뒤 실제로 영업 사원이 찾아와 "보험 리모델링을 해 드리겠다"며 기존 보험을 해지시키고 자신이 판매하는 비싼 상품을 권해 결국 매달 수십만원의 추가 보험료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하소연이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상담원은 자신들이 공신력 있는 기관 소속인 것처럼 기존 보험 내역을 일부 언급하며 신뢰를 유도한다. 이후 두세 차례에 걸쳐 전화를 돌려 결국 집이나 직장 주소를 알아내고 영업 사원과 대면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빼돌리기도 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단순히 성실 납부하거나 보험료를 덜 타갔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조정하는 제도는 없다. 이들이 보험료 조정이라고 하는 것은 기존 보험에서 일부 담보를 해지시키고 더 저렴한 보험으로 '갈아타기'하는 수법이다. 보험료만 조정하는 게 아니라 필수 보험이 빠졌다며 자신에게 인센티브가 들어오는 보험으로 신규 가입을 유도하기도 한다. 대부분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로 연락하며, 스팸 신고를 자주 당하면 번호가 정지되기 때문에 유선전화 대신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더 큰 문제는 새로운 보험에 가입한 피해자들이 뒤늦게 이를 알게 되더라도 이미 계약을 체결한 뒤라 해지 과정에서 또 다른 불이익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식의 연락을 받았을 때는 함부로 개인정보를 알려주기보단 전화를 끊고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에 해당 내용을 상담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리모델링이 꼭 필요하다면 검증된 설계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 진행해야 한다"며 "낯선 휴대전화 번호로 걸려와 '보험조정센터' 라고 하는 전화는 100% 불법 영업이라 봐야 한다"며 "불법 영업이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국민신문고, 경찰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