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공사 끝난 아파트 424가구 통째 공매로... 국토부 “지방 미분양 매입” 밝혔지만 해결책 될까 의문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 위치한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제주’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공사가 끝났지만 전체 425가구 중 한 집을 빼고는 미분양 상태다. 아파트 수요가 극도로 위축됐던 2023년 3월에 분양을 했던 탓에 최초 청약에서부터 300가구 넘게 미달됐고, 당첨된 사람들도 대거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분양을 통한 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대주단은 결국 424가구를 통째 공매에 부치기로 했다.
2022년 건설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시작된 지방 아파트 미분양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작년부터 미분양 해소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최근 1년 사이 악성 미분양은 되레 70% 가까이 급증했다. 공사까지 끝마친 아파트 수백 가구가 공매로 나오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수요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제주 아파트 424채 통째 공매行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제주 424가구에 대한 공매는 오는 8일부터 시작된다. 감정 평가액은 3337억원인데, 최저 입찰가는 이보다 높은 4006억원이다. 유찰되면 5% 낮은 가격으로 다음 차수 공매가 진행된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가격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져도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엔 대구 수성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394가구 중 288가구가 공매에 부쳐졌다. 이 아파트 역시 공사까지 마치고 지난해 3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입주 1년이 넘도록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자 전체 통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최초 입찰가는 1721억원이었는데, 수차례 유찰되며 1255억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결국 JB자산운용이 설립한 기업구조조정 부동산 투자회사가 이 가격에 매입을 결정했다.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다가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 되팔 계획이라고 한다.
아파트 수백 가구가 통째로 매물로 나오는 것은 지방 미분양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7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7057가구로 1년 전(1만6038가구)에 비해 1만1019가구(68.7%) 늘었고, 건설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2년 5월(6830가구)과 비교하면 3년 2개월 만에 약 4배로 늘었다. 보통 아파트 착공 때 분양을 시작하고, 공사 기간 건설사들은 각종 판촉 활동을 통해 미분양을 털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준공 후 미분양은 악성 미분양으로 통한다. 악성 미분양 중 83.5%(2만2589가구)가 지방에 있다.
◇공사 중단 막기 위해 ‘안심환매’ 도입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발표한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 방안’에서 예고했던 지방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을 4일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정률이 50%를 넘은 지방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의 최대 50%로 매입하는 사업이다. 건설사는 이 돈으로 공사를 마치고 1년 내에 할인 분양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뒤 HUG로부터 재매입해 소유권을 수분양자에게 넘기는 구조다. 공사가 중단되면서 입주가 늦어지는 것을 막고, 건설사들의 자발적인 미분양 해소 노력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안심환매가 과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시장은 회의적인 분위기다. 지방 아파트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공사비를 지원해준다고 미분양이 해소되긴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 4월부터 1주택자가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한 채 매입하면 세제상 주택 수에서 제외해주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LH를 통해 지방 악성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성 미분양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다주택자 규제를 지방에 한해 전향적으로 완화한다면 수요가 회복되면서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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