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소송 패소 시, EU·한국 등과 무역 합의 무효화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위법 여부를 다툴 연방 대법원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유럽연합(EU)·한국 등과 맺은 주요 무역 합의를 무효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본인 관세 정책이 위법이라는 하급심 판결에 불복하는 동시에, 경제적 대혼란 가능성을 무기 삼아 대법원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행정부는 지난주 많은 관세가 불법이라고 판결한 항소법원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며 “이 소송은 내가 본 가장 중요한 대법원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미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은 주지만, 행정명령으로 직접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의 법률적 기반을 흔드는 판결이었다. 법원은 다만 행정부의 상고를 허용하기 위해 판결 효력을 다음달 14일까지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송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그 사건에서 이기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엄청나게, 엄청나게 고통받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다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해질 기회가 있지만, 다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관세 정책이 EU, 한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과 무역 합의를 끌어낸 핵심 동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패소 시 이 합의들이 모두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유럽연합이 우리에게 거의 1조 달러를 주는 합의를 체결했다”면서 “이 합의들은 다 끝났다. 내 생각에 우리는 (소송에서 지면) 그것들을 되돌려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일본, 한국, 여러 나라와 합의를 체결했으며 다른 나라와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결국 최종 결정권을 쥔 대법원을 향한 노골적인 압박으로 풀이된다. 관세 무효화 판결이 불러올 경제적, 외교적 파장을 최대한 부풀려 사법부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소송 패소가 기존 무역 합의를 무효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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