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 칼럼] 제주동중, 여전히 뜨거운 그들의 가을

조원규 2025. 9. 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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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중의 실천 과제는 ‘바느질’입니다. ‘바느질’은 바람직한 교육, 느낄 수 있는 교육, 질문이 있는 교육의 줄임말. 그래서일까요? 제주동중 농구부의 코칭 현장에는 질문이 많습니다.

 


“공 없는 사람들은 뛰잖아. 왜 뛰어?”
“농구를 실수 안 하고 할 수 있어?”

공 없는 선수들은 공을 받기 위해 뜁니다. 제때 패스하라는 주문입니다. 경기하다 보면 크고 작은 실수가 많습니다. 실수해도 위축되지 말고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라는 것입니다.

결론은 “생각을 해”입니다. 말로는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구력이 이제 4개월인 선수도 있습니다. 공을 잡으면 습관적으로 드리블부터 하는 선수도 있습니다. 주문은 특히 1, 2학년에게 집중됩니다.

제주동중은 오는 9일부터 경상북도 상주에서 열리는 ‘제55회 추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이하 추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협회장기를 시작으로 세 차례나 예선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이번 시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이번 대회가 중요합니다.

장기동 제주동중 코치는 그 이유를 기량보다 집중력에서 찾습니다. 패스와 슛, 레이업과 점퍼 등 농구는 수많은 판단을 강제합니다. 최적의 판단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라는 생각입니다.

장 코치 부임 후 2년, 제주동중은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세 차례 16강에 이어 이번 시즌은 팀 창단 이후 최초로 주말리그 왕중왕전에 진출했습니다. 졸업생들이 뭍에서 농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지난해 졸업한 3학년 5명에 이어 올해 3학년 5명도 고등학교에서 농구를 계속할 것 같다는 장 코치의 전언입니다.



다음 시즌도 나쁘지 않다는 전망입니다. 장 코치는 예상 베스트 5의 평균 신장이 전국 7~8위권이라고 얘기합니다. 이것 역시 제주동중 역사상 처음일 것 같다고 합니다. 농구에서 높이는 큰 경쟁력입니다.

그러나 과제도 있습니다. 출생률 감소 영향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일도초의 경우 남학생 수가 56명에 불과합니다. 한 학년이 아닙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더해도 그렇습니다. 함덕초는 5, 6학년 선수가 없습니다. 제주도에 초등학교 엘리트팀은 일도초와 함덕초가 전부입니다.

도내 고교 팀이 없는 것도 제약입니다. 유학을 가거나 가족이 전부 이사해야 농구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도내 고등학교팀 나아가 대학팀 창단을 위해 임병주 제주도농구협회 회장은 분주합니다. 물론 결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과제는 어른들의 몫입니다. 선수들은 운동에 집중하면 됩니다. 지난해 부임한 양성순 제주동중 교장은 농구부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를 자처합니다. 양 교장 부임 후 제주동중은 연습 경기를 위한 육지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기회를 약속받았습니다.

안준혁 농구부장은 엘리트 농구선수 출신입니다. 농구부에 필요한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준다”고 장 코치는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학교의 지원과 비례해 선수들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구력 1년 미만인 윤준호(195, 2년)는 파울을 얻을 때 기분이 좋습니다. 잘 달리고 운동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한 빅맨입니다. 팀에서 가장 작은 강은율(165, 2년)은 원했던 플레이가 될 때 짜릿합니다. 공을 다루는 재주가 좋습니다. 힘이 좋은 양준우(190, 2년), 패스가 장점인 허태강(168, 2년) 등이 내년 제주동중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김지훈(185, 2년)은 부상으로 훈련을 지켜만 봤습니다. 그런데 손에서 공이 떠나지 않습니다. 본격적으로 전문 선수를 시작한 지 불과 2개월. 다쳐서 앉아 있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장 코치는 “(엘리트를 시작한 지) 2개월 된 선수, 6개월 된 선수, 1년 된 선수 등 다양한 선수들이 있다. 기량의 차이가 있다. 이 선수들이 같은 훈련을 소화하는 건 무리가 있다. 추계 후 팀 훈련의 일부는 맞춤형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농구가 좋아서 모인 선수들. 그 선수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학교. 연륜 있는 지도자가 추계와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농구를 실수 안 하고 할 수 있어? 그런데 왜 땅을 봐? 앞을 봐야지”

제주동중의 다음 시즌 목표는 전국대회 4강입니다. 집중하고, 앞을 보고 당당하게 경기에 임할 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장 코치도 선수들도 믿습니다.

#사진_조원규 기자, 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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