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통일교’ 의혹 받는 캄보디아 ODA, 현지 실사도 않고 1300억원 예산 편성
“윤 정부, 무리한 캄보디아 ODA 추진 배경 밝혀야”

윤석열 정부에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1300억원 가까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예산을 편성하면서 현지 법인 실사 등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한 시중은행이 중간에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도 참여를 전제로 예산이 편성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 간 사이에 청탁을 통해 캄보디아 ODA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확보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민간지원 진행현황 및 향후 계획’을 보면, 캄보디아·인도네시아의 ODA 예산 1297억원은 지원대상 현지법인 선정과 금융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는데도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보면, 수은은 지난해 3월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으로부터 민간협력 전대차관 참여의향서를 접수했다. 민간협력 전대차관은 특정 사업을 지정하는 일반적인 ODA와 달리, 구체적 사업을 정하지 않고 지원대상 국가의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를 말한다.
4개 시중은행이 제출한 참여의향서를 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캄보디아 현지법인에 각각 1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출액은 중소기업과 양성평등, 미소금융, 보건 등에 쓰일 계획이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각각 1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통해 중소기업과 환경 분야에 지원하겠다고 했다. 수은은 이를 바탕으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각 시중은행과 면담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5~6월 참여의향서 평가와 지원대상 현지법인 선정은 물론, 7월 현지법인 실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8월 사업승인과 10월 금융계약 체결 및 자금 집행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전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는데도 관련 예산은 배정됐다. 시중은행이 제출한 참여의향서만으로 13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특히 신한은행에서 지난해 7월 수은에 해당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는데도 예산이 편성됐다.
김용원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민간협력 전대차관 자체가 이례적 방식인데 명확한 근거도 없이 대규모 예산이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은 당시 국회에서도 지적됐다. 송주아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은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서 “사업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민간협력전대차관에 대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기금 운용관리규정은 수출입은행장이 현지 금융기관과 차관 조건을 협의한 뒤,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캄보디아 ODA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특검은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김건희 여사 사이에 캄보디아 ODA 사업 등을 두고 청탁이 오간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은 측은 “예상했던 것과 달리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아 사업 절차가 늦어졌다”며 “시중은행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신용평가 절차는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당 규정은 예산 편성 단계가 아닌, 집행 단계에서 지켜야 하는 절차”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민 세금을 다루는 데 있어 최소한의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가 왜 캄보디아 ODA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는지 배경까지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4300600081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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