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FBI' 중수청 논쟁…100여년 역사의 美 FBI 소속은
1908년 법무부 자체 수사 인력으로 출발
100년 넘도록 법무부 소속은 변함 없어
법무장관 지휘·감독 받아 수사하는 FBI
물증·진술 확보 위해 검사와 수시 협업
"소속 다르면 신속한 수사 가능하겠나"
중수청 소재, 오는 7일 고위당정서 결론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을 폐지하는 대신 신설하려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어느 부처 밑에 둬야 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중수청이 지향점으로 삼은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의 연혁에 관심이 쏠린다.
FBI는 설립 후 100여년간 법무부 소속을 유지하고 있다. 범죄에 신속히 대응하고 재판 이후 추가 수사를 위해 검사와 협업이 쉬운 조직 구조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년 전 여야 합의문엔 "중수청은 한국형 FBI"
당시 합의안은 신설하려는 중수청을 '한국형 FBI'로 지칭했다. 이처럼 중수청은 논의 초기부터 FBI를 지향점으로 삼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FBI가 출범 이후부터 줄곧 법무부 소속이었다는 것이다.
FBI 시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법무부는 연방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처음으로 자체 수사 인력을 뒀다. 이전까지는 비밀경호국으로부터 조사관을 파견받거나 민간 조사 요원을 고용해 사건을 처리했다.
이듬해 법무부에 수사국이라는 정식 부서가 만들어졌고, 이 부서에 FBI라는 이름이 부여된 것은 지난 1935년부터다. 이후부터 FBI는 법무부 소속을 유지하고 있다.
FBI 기원은 1900년대 법무부 수사국

FBI는 단순히 소속만 법무부에 두고 있을 뿐 아니라 법무부 산하 연방 검사들과 유기적으로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우선 FBI는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2001년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부장관은 9·11 테러 사건 수사 과정에서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을 지휘했다. 2022년 FBI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메릭 갈랜드 법무부장관이 직접 영장 신청을 승인하기도 했다.
장관뿐 아니라 연방 검사도 FBI의 수사 과정에 관여한다. 연방 검사가 FBI에 대해 위계적 질서(hierarchy)에 따른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FBI 수사관은 연방 검사로부터 사전 법률 검토를 받으면서 수사를 진행한다.
진술과 증거 확보 과정에선 검사의 적극 관여가 이뤄진다. 강제수사를 위해선 연방 검사가 주도하는 대배심을 통해 영장을 발부받기 때문이다.
피의자뿐 아니라 참고인 소환, 계좌 추적 등이 대배심에 의해 이뤄지며 이는 연방 검사만이 주도할 수 있다. 만약 FBI가 연방 검사와 다른 부서에 있다면 신속한 강제수사가 어려운 것이다.
검사와 협력해 수사하는 FBI…"같은 법무부 소속이기에 가능"
2024년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의 뇌물수수 사건 당시 FBI는 연방 검사와 합동 수사를 벌였다. FBI가 기초 수사를 벌이는 동안 연방 검사는 대배심을 통해 관계자를 조사해 애덤스 시장을 기소했다.
FBI뿐 아니라 마약 전담 수사기관인 마약단속국(DEA) 역시 법무부 산하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는 사법 작용 중 하나"라며 "재판을 전제로 증거를 수집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수사이기 때문에 미국은 FBI를 법무부 산하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범죄 피해자를 위해 신속히 수사하는 것뿐 아니라 기소 이후 재판 과정에서 추가 수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검사와 수사권을 가진 기관의 소속이 다르다면 협력이 가능하겠나"라고 설명했다.
중수청 소재, 오는 7일 고위당정서 결론
하지만 행안부 산하에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둘 경우 권한이 집중돼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은 이날 법무부 등이 참여하는 검찰개혁 공청회를 연 뒤 오는 7일 고위당정협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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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재환 기자 ja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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