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돌리는 속도·각도까지 같았다, ‘거위걸음’ 열병식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는 인민해방군 약 1만명이 동원됐는데 한 치의 빈틈도 보여주지 않는 행진 동작이 화제가 됐다. 군인들은 마치 한 줄이 한 명인 것처럼 오와 열을 맞춰 움직였다. 고개도 같은 속도와 각도로 돌렸다. 상체는 꼿꼿이 세운 채 무릎을 굽히지 않고 다리를 높이 들어 올리며 보행하는 걸음걸이를 선보였다. 이는 ‘거위 걸음’이라는 냉소적 표현으로도 불리는데, 서방에선 나치 독일 등 독재 정권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비판한다. 중국은 최근 홍콩 경찰에도 이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례적으로 광장으로 내려와 순찰 차량에 탑승한 뒤 군인들을 순회했다. 열병식 총지휘를 맡은 사령관과 같은 차량에 탑승하지도 않았다. 망루에 머물며 행진을 관람하는 관례를 깨고 군을 지휘하는 최고 권력자의 위상을 부각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민복 차림의 시진핑이 “동지 여러분 안녕하신가. 고생이 많다”라고 하자, 도열한 군인들은 “인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외쳤다. 시진핑이 앞을 지나갈 때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시선을 시진핑에게 두면서 얼굴을 움직였다.


이날 천안문 광장 인근에는 약 5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중국 국기를 매단 인민해방군 공군 전투기가 날아올랐고, 군용 헬기 편대는 ‘인민필승’ ‘평화필승’이라고 적힌 붉은색 배너를 드리우고 숫자 ‘80’ 모양을 그리며 비행했다. 행사는 시진핑이 직접 군을 둘러보는 ‘사열’과 각 부대가 네모난 대형을 맞춰 광장을 행진하는 ‘분열’로 나뉘어 약 70분간 이어졌다. 이날 중국 국영 CCTV가 소셜미디어에서 생중계한 영상은 한때 시청자 8500만명을 기록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6월 육군 창설 250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워싱턴 DC에서 열린 열병식과 비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당시 갑작스럽게 준비된 열병식에서는 행진하는 군인들의 동작에 ‘각’이 잡혀 있지 않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는데, 이를 언급하며 “중국의 멋진 열병식이 미국을 부끄럽게 만들었다”는 반응 등이 잇따랐다. 당시 미 언론들도 “독재 국가 열병식을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꾸준히 열병식을 펼쳐온 프랑스 등과 비교된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편 대만의 친중 성향 야당 국민당의 훙슈주 전 주석도 행사에 참석했다. 앞서 공개적으로 중국 열병식 참석을 반대했던 반중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은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훙 전 주석은 “항일 전쟁은 당파를 불문한 투쟁으로 중화민족 모두가 공유하는 역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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