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젠 야당 몫의 정당한 권한까지 다 박탈하나

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국민의힘이 상임위 국힘 간사로 추천했던 나경원 의원 선임 안건이 민주당 반대로 무산됐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나 의원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나 의원은 간사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국회법은 정당들 간의 협의를 통해 국회를 운영하라고 간사 제도를 설치했다. 그동안 상임위 간사는 정당들이 서로의 의사를 존중해 왔고 누구도 이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민주당이 야당의 간사 선임까지 거부한 것은 압도적 의석으로 야당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통합과 협치를 강조하지만, 실제 국회를 포함한 국정 운영은 야당을 인정하지 않고 철저히 배제하는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6월 법사위원장, 예결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원장을 야당을 배제한 채 선출했다. 집권당의 독주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법사위원장 등 일부를 야당에 양보해 왔던 관행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에는 국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 선출안을 모두 부결시켰다. 여야가 인권위원들을 각각 추천하면 이를 존중해 처리해 왔던 불문율을 무시한 것이다. 민주당은 3대 특검 추천에서도 국힘을 원천적으로 배제했고 자신들이 추진하겠다는 특별재판부 추천에서도 국힘을 배제하고 있다. 방송법,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들 역시 야당을 배제한 채 처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민주당이 추천한 방통위원 후보자의 임명을 7개월 동안 거부하면서 민주당 폭주의 빌미를 준 측면도 있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 행태는 도를 너무 넘었다. 역대 모든 국회에서 여야는 충돌했지만, 법률이 정한 각 정당의 몫과 역할에 대해선 서로 존중해 왔다. 이런 악순환을 끊어야 할 민주당이 이젠 한술 더 떠 야당의 정당한 권한까지 박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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