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 선율로 나만의 감정 그려 나가요

문정민 기자 2025. 9. 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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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드림스타](79) 김수빈 물금중학교 2학년

전공자 어머니 권유로 초2 때 피아노 시작
코로나에도 연습 지속, 실력 쌓으며 성장
손목 통증에도 매일 반복, 하루 4시간 연습
전국 음악콩쿠르서 마침내 중고등부 대상
피아니스트 아닌 교사, 음악의 즐거움 나누고파

경남도민일보는 BNK경남은행·경남교육청과 함께 '청소년 드림스타'를 만납니다. 재능이 있고 자신의 꿈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기획입니다. 많은 관심과 박수를 부탁합니다.

밤늦은 연습실. 불이 꺼지기 전까지 피아노 앞을 떠나지 않는 한 소녀가 있다. 건반 위로 흐르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손끝에서 이어지는 반복된 움직임으로 자신만의 감각을 키운다. 양산 물금중학교 2학년 김수빈 학생은 피아노로 자신을 표현하며 꿈과 진로를 찾아가고 있다. 그렇게 쌓인 몰입의 시간은 무대 위에서 빛을 발했다. 수빈 학생에게 피아노는 자신을 가장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언어다.
피아노 연습에 집중하고 있는 김수빈 학생. 대회를 앞두고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피아노 앞에 앉으며 실력을 다지고 있다. /문정민 기자

◇그림에서 건반으로 이어진 감성 = 수빈 학생의 예술적 관심은 피아노보다 먼저 미술에서 시작됐다. 유치원 시절 친구 따라다닌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그렸고,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전국 미술대회에서 전 학년을 통틀어 대상을 수상했다. 주제는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그중 트램펄린을 그린 장면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미술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그 길을 이어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주제가 주어지지 않으면 무엇을 그려야 할지 막막했고, 창작 과정은 점점 부담으로 다가왔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스트레스도 커졌다. 그러다 미술은 서서히 수빈 학생의 일상에서 멀어졌다.

초등학교 2학년 무렵, 피아노 전공자였던 어머니가 한 번 배워보는 건 어떻겠느냐며 권했다. 수빈 학생은 처음엔 취미 삼아 가볍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피아노 학원에 발을 들였다.

바이엘 교재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코로나로 연습에 잠시 공백이 있었지만, 피아노만은 놓지 않았다. 기초를 다지고서 체르니 100번에서 30번, 40번으로 점차 난도를 높여갔다.

피아노 연주에 재미를 느끼며 실력을 쌓으면서 수빈 학생은 진지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학원장은 수빈 학생에게 피아노 전공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라 진로는 막연했는데, 원장 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어요."
김수빈 학생이 음악에 대한 진심을 전하고 있다.  /문정민 기자

◇손끝에 담긴 하루들 = 중학교 2학년이 된 수빈 학생은, 올여름 들어 피아노 연주 몰입도를 한층 더 높였다. 대회를 앞두고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연습에 쏟고 있다.

최근 연습 중인 곡은 슈베르트 즉흥곡 20번이다. 감정 표현과 분위기 전환이 중요한 곡으로, 연주자의 해석이 크게 작용한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가장 힘든 건 손목 통증이다. 고음과 저음을 빠르게 오가는 곡을 반복해 연주하다 보면 손목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연습 초반에는 통증이 심해 고생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적응해갔다. 그래도 통증이 심할 때는 연습을 잠시 멈추고 휴식하거나 바람을 쐬며 몸을 풀었다.

연습이 잘되지 않을 때는 템포를 낮춰 처음부터 다시 치기도 하고, 메트로놈을 켜고 박자를 맞춰가며 기본기를 반복한다. 혼자 연습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자기 점검과 집중력도 중요하다.

"혼자 치다 보면 습관처럼 흐트러지는 부분이 생겨요. 그럴 땐 일부러 천천히 다시 쳐요."

꾸준한 연습은 무대 위에서 결실로 이어졌다. 2023년 '경남 우수 신인음악콩쿠르'에서는 3월과 8월 두 차례 명예 준대상을 받았고, 2024년에는 '동백대상국제음악콩쿠르' 중등부 부문 1등을 차지했다. 지난달 30일 같은 대회에서 중고등부 전체 대상을 수상하며 목표했던 성과를 이뤄냈다.

"그동안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엔 떨렸는데, 막상 무대에 서면 오히려 더 집중이 잘돼요."

수빈 학생은 피아노를 단순히 음을 정확히 치는 악기로 여기지 않는다.

"소리 안에 감정을 담아내야 해요. 제가 연습 중인 곡은 처음엔 우아하게 시작하는데, 중간에 어두워졌다가 또 밝아져요. 그런 분위기 변화를 표현하는 게 재밌어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과정도 좋고요. 감정을 넣느냐 마느냐에 따라 소리가 정말 달라요. 분위기를 이해하고, 내 느낌대로 연주하면 훨씬 풍부하게 들려요."
 
본격적인 피아노 연습을 앞둔 김수빈 학생. /문정민 기자 

◇음악으로 그리는 미래 = 수빈 학생의 꿈은 피아니스트가 아닌 음악 선생님이다. 무대보다 교실이 더 잘 어울린다고 느꼈고, 음악을 통해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그 선택을 이끌었다.

학원이든 학교든, 어떤 공간이든 중요하지 않다. 그녀에게 중요한 건, 음악이 누군가에게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일이다.

"우리 학교 음악 선생님이 너무 재밌게 수업하세요. 저도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학생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요."

그동안 수빈은 피아노 외에도 기자단, 독서 인증, 도슨트 체험 등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중 기자단 활동은 특히 어렵게 느껴졌다고 한다. 글을 쓰려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오히려 피아노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길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것저것 해봤는데, 결국엔 피아노가 제일 재밌고 제일 잘 맞았어요."

앞으로 목표도 분명하다. 언젠가는 국외 콩쿠르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다. "외국 무대에 서면 내가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 것 같고, 뿌듯할 것 같아요."

어린 시절, 트램펄린을 그리며 느꼈던 감성은 이제 건반 위에서 음악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빈 학생은 오늘도 자신만의 음악적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문정민 기자 minss@idomin.com

지난 8월 7일 자에 소개된 박지수(통영여자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총 302만 원이 전달됐습니다.

이번 후원금은 BNK경남은행에서 특별후원금으로 300만 원, 일반 시민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일반후원금 2만 원입니다.

도움 주실 계좌 = 경남은행 207-0099-5191-03(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이 기획은 BNK경남은행, 경상남도교육청과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