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양장 합법화로 불법이 만연한다니 기가 막히다

인천 앞바다에서 진행된 불법 해양장(海洋葬)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올해 초 합법화된 이후 첫 단속에 나선 해양경찰에 의해 1천800여건이 덜미를 잡힌 것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법의 사각에서 편법적으로 묵인됐던 해양장이 합법화되자마자 편법 운영에 길들여진 업체들의 불법으로 인해 이를 이용하는 국민마저 불법에 연루되는 꼴이 된 것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은 지난 1월 24일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산분장(散粉葬)이 허용되면서, 흔히 ‘바다장’이라 불린 ‘해양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정 시행령은 육지 해안선으로부터 5㎞ 이상 떨어진 해양을 산분장 대상 지역으로 정했다.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도 명시했다.
업체들은 합법화된 이후에도 기존 방식대로 해양장례를 진행했다. 법으로 정해놓은 5㎞가 아닌 1~2㎞ 떨어진 해역에서 진행했으니 명백한 불법이다. 정부가 해양장을 합법화한 것은 국민을 위해서였지 업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업체들은 법대로 장례 규정을 진행해 의뢰인인 유족들의 합법적인 장례의식을 대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업체들은 정부의 선의와 유족의 합법적인 권리를 배신했다. 지난해 1년 동안 인천 해역에서 치러진 해양장이 3천~4천건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올 상반기 불법 단속 건수가 1천800건이다. 올해 단속 건수를 지난해 추세에 대입하면 사실상 올해 해양장 대부분이 불법으로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 업체들은 5㎞ 밖 해역에서 장례를 진행하면 왕복 시간이 2배 이상 걸리는 데다, 비용도 많이 든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말도 안 된다. 합법적인 장례를 위한 표준약관을 만들면 그만이다. 이 부분에 대비가 없었던 정부와 지자체의 실책이다.
해양장은 친환경·저비용이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전국 해양장의 70%가 인천 앞바다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해양장 합법화 직후 본란(2월 3일자)에서 지자체의 현실성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지금까지 관련 조례 등 운영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업체의 각성만을 촉구한다고 개선될 일이 아니다. 시는 정교한 운영 지침과 불법을 차단할 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인천 앞바다가 불법 해양장례 단속과 분쟁의 장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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