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SK하이닉스, D램 주도권 굳히기… ‘최첨단 EUV’ 선제 도입
이천 M16팸 장비 반입 ‘업계최초’
기존대비 40% 향상된 광학 기술
메모리 개발 속도·생산량 증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글로벌 D램 1위 기업으로 도약한 SK하이닉스가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초미세공정 핵심 장비인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차세대 제품 양산에 투입한다.
삼성전자도 상반기에 연구용 첨단 노광장비를 도입하는 등 차세대 D램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AI칩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초고성능 HBM이 필수이고, HBM은 고성능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만든다.

두 회사의 이 같은 차세대 공정 선제 도입은 HBM 주도권 수성은 물론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AI 3강’ 달성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3일 메모리 업계 최초로 양산용 ‘하이(High) NA(개구수) EUV’ 장비를 이천 M16팹에 반입하는 기념행사를 했다. 김병찬 ASML코리아 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 이병기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하이 NA EUV는 기존 EUV 보다 더 큰 NA를 적용해 해상도를 크게 향상시킨 차세대 노광 장비다. 이는 현존 가장 미세한 회로 패턴 구현이 가능해 선폭 축소·집적도 향상에 핵심 역할을 한다.
이번에 도입한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의 ‘트윈스캔 EXE:5200B’로, 하이 NA EUV 최초의 양산용 모델이다. 기존 EUV(NA 0.33) 대비 40% 향상된 광학 기술(NA 0.55)로 1.7배 더 정밀한 회로 형성이 가능하고 2.9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 장비 도입을 통해 기존 EUV 공정을 단순화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 속도를 높여 제품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초미세공정 D램을 기존 EUV 장비로 만들 경우 선을 8번 그어야 한다고 했을 때, 이 장비를 도입할 경우 선을 긋는 횟수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양산 속도와 가격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준다.
업계에서는 이번 장비 도입을 놓고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핵심 장비를 도입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ASML은 해당 장비를 연간 5~6대만 생산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미국과 중국의 첨단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늦게 주문할 수록 장비 도입 시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장비 도입을 통해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의지다.
차 부사장은 “이번 장비 도입으로 회사가 추진 중인 미래 기술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며 “급성장하는 AI와 차세대 컴퓨팅 시장이 요구하는 최첨단 메모리를 가장 앞선 기술로 개발해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0나노급·4세대(1a nm) D램에 EUV를 처음 도입한 이후 최첨단 D램 제조에 EUV 적용을 지속 확대해 왔다. 특히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요구될 극한 미세화와 고집적화를 위해 기존 EUV 장비를 넘어서는 차세대 기술 장비 도입을 추진했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공급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돼 즉시 대응을 위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투자 규모는 기존대비 증가해 대부분 HBM 생산을 위한 장비투자분이 될 것”이라며 장기 성장 확보를 위한 장비·설비 등 인프라 투자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가 생산성과 제품 성능을 높이려면 미세 공정 기술 고도화가 필수다. 회로를 더 정밀하게 구현할수록 웨이퍼당 칩 생산량이 늘어나고 전력 효율과 성능도 함께 개선된다.
김 사장은 “하이 NA EUV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여는 핵심 기술”이라며 “SK하이닉스와 긴밀히 협력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혁신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월 하이 NA EUV 설비를 비를 도입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메모리 제품 개발(R&D)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대표적으로 CXMT는 작년 말 최신 D램 메모리인 ‘DDR5’를 선보였고, 중국 빅테크에 납품하기 위한 ‘HBM3’를 내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도권은 SK하이닉스가 지켜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38.7%로 전분기보다 2.7%포인트 상승하며 2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는 HBM 시장을 선점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 환경에서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첨단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왜, 여탕 손님에만 수건 렌탈비 1천원 받을까…인권위 “성차별”
- ‘지게차에 꽁꽁’ 학대받던 이주 노동자…‘재취업’ 성공했다
- 대구 수성못서 육군 대위 총상 입고 숨져…군용 소총 발견
- 모텔 간 20대, 옆에 9000만원 두고 반성문 10장 썼다… 무슨일
- “이 불화가 왜 독일에?”…경매로 되찾은 약효스님의 걸작
- ‘尹 구치소 속옷 저항’ 추정 영상, 온라인 유출…진위 논란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