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원내대표실 다시 찾아간 특검···“추경호, 작년 3월 계엄 알았을 가능성 배제 못해”

12·3 불법계엄의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계엄의 기획 단계부터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당시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원내대표실에 머문 의원들도 참고인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검은 3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틀째 시도했으나, 국민의힘 반발에 무산됐다.
내란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이날 오후 6시30분쯤 철수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압수수색 장소가 야당 원내대표실인 점을 고려해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르되 집행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집행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특검은 전날에도 추경호 전 원내대표 자택과 국회의원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원내대표실과 행정국은 국민의힘 반발에 막혀 집행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이 압수수색 시도를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박 특검보는 “법관이 발부한 적법한 영장인 만큼,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야당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검은 국민의힘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임의제출 방식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의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특검보는 “대표실에 범죄 관련 메모나 증거가 있을 수 있는데, 어떤 게 있는지 모르는 채 (임의제출로) 달라고 하는 건 사실상 수색이나 탐색 주체가 당직자가 돼버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압수수색 기간과 방식 등을 문제 삼는 국민의힘 측 주장도 모두 반박했다. 박 특검보는 ‘압수수색 기간을 추 전 원내대표 선출 직후인 지난해 5월9일부터 영장 집행일까지로 한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에 대해 “계엄 논의가 시작된 지난해 3월쯤부터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 원내대표가 계엄에 관여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명확하게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이 위법하게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압수수색은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대상이 된 행정국 직원 5명에 대해 모두 영장이 제시됐고, 그 장면을 사진 촬영했다”고 반박했다. 박 특검보는 압수수색 시점에 대해서도 “국회 의사 일정과 활동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정기국회 개원일인 9월1일이 아닌 전날(2일) 영장을 집행하게 된 것”이라며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3~4일 추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네 차례 바꿔 공지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시 여의도 중앙당사와 본청에 흩어져 108명 중 18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
특검은 압수수색과 압수물 분석을 마치면 조만간 추 전 원내대표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계엄 해제 의결 당시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던 국민의힘 의원 8여명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중 한 명인 조지연 의원 역시 전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박 특검보는 “당시 원내대표실에서 이뤄진 의사 결정 과정 등에 대해 주요 참고인이 될 것”이라며 “참고인 소환이나 조사 시기는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은 국민의힘을 겨냥한 근거 없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특검이 언급한 ‘계엄 사전 인지 가능성’에 대해 SNS에 “특검이 언제부터 소설가 집단이 됐냐”며 “애매모호한 표현을 앞세워 낙인찍기 여론조작에 나서는 특검의 행태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나는 원내대표도 아닌 평의원으로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누비던 시기다. 가능성을 언급하려면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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