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희 중앙일보 대표 "적당히 신문 뒤에 숨어서 생존하기 어렵게 됐다"

박서연 기자 2025. 9. 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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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미디어의 미래] "유료화, 신문사 자원 배분 어떻게 하는지 매우 중요...3년 내 현 수치에서 6배 정도 늘리는 게 목표"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 국제회의실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하는 'AI X 미디어 : 다시 쓰는 콘텐츠, 조직, 비즈니스의 미래' 콘퍼런스의 첫 연사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뉴스는 비즈니스다. 뉴스 비즈니스는 뉴스다. 오늘날 뉴스 비즈니스는 뉴스가 아니라 비즈니스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가 세 문장을 챗GPT5에 입력하고 네 번째 문장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결과는? “이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뉴스의 미래는 저널리스트가 아닌 마케터와 알고리듬의 손에 달릴 것이다.”

뉴스 산업이 위기인 가운데 나타난 AI 기술. 2022년부터 유료구독 서비스를 시작해 유료화 선두주자인 중앙일보 내부 상황은 어떨까. 미디어오늘이 3일부터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주최한 <AI X 미디어 : 다시 쓰는 콘텐츠, 조직, 비즈니스의 미래> 콘퍼런스의 첫 연사로 강연을 맡은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는 <뉴스의 미래, 미래의 뉴스> 주제 발표에서 자신이 7~8년 전 중앙일보 내부를 향해 쓴 글을 공유한 뒤 “신문이 살길은 찾기 어렵다. 반대로 미래를 없애는 것은 쉽다. 지루한 신문을 만들고, 변화하지 않고 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고, 독자들과 긴밀히 소통하지 않고, 디자인에 무관심하고, 재능있는 사람을 중용하지 않고, 무능한 사람을 그대로 놔두면서 기적을 바란다면 신문 산업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탁월한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것은 결국 개인이다. 기자들은 자신들의 주특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개발해 나갈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적당히 신문 뒤에 숨어서 생존하기 어렵게 됐다. 독자를 후련하게 만들고, 독자가 생각할 수 있게 돕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취재도 잘하고 전달도 잘하는 기자가 돼야 한다.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했느냐는 기사로는 독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관점, 해석, 맥락, 분석을 담을 수 있어야 평가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장희 대표는 “AI가 몰고 온 미래는 근본적으로 치명적이다. 뉴스 생산자들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만들고 거래해서 돈을 버는 활동이 유지될 수 있을지 아니면 어떻게 쪼그라들지 하나씩 따져 보면 등에 식은 땀이 흐른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먼저 해야 할 일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라며 “피해야 할 첫 번째는 소설가 장강명 씨가 말한 타조 증후군이라는 질병이다. 위기가 일상화되어 그런지 땅에 머리를 처박고 '나는 모르겠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뿐이다'는 태도다. 천연덕스럽게 무대책이라 심지어 비장미까지 느껴진다. 리더가 그런 모습을 보일수록 조직의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상 유지를 위해서라도 끊임없는 변신을 해야 한다는 붉은 여왕 가설(Red Queen Hypothesis)을 되새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근거 없는 낙관도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박장희 대표는 기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불편한 질문을 하는 영상을 보여준 뒤 “최소한 아직까지는 AI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질문은 할 수 없는 듯하다. 특히 권력을 향한, 불편한 질문은 약 100년 전부터 언론 비즈니스의 중요한 구성 요소였다. 그런데 그 질문만으로 우리 구성원들이 처한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어 신문이 없어서 힘들었던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며 이 자리를 김어준, 전광훈 같은 확증편향적 인물들이 채워가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그럼에도 끝까지 해봐야 한다. 정면 승부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2022년부터 시작해온 중앙일보 유료화 서비스 'The JoongAng Plus'(더중플)에 대해 이야기했다. 중앙일보는 모바일 시대가 시작된 이후 언론계의 디지털 퍼스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와 다음뉴스에서 뉴스 서비스가 시작된 후, 언론사 중 처음으로 중앙일보는 네이버 구독 500만 명을 확보했다. 이후 2022년 10월 유료구독 모델 더중플을 시작했다. 현재 100만 명 넘는 로그인 독자, 10만 명 넘는 유료 독자를 확보했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 국제회의실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하는 'AI X 미디어 : 다시 쓰는 콘텐츠, 조직, 비즈니스의 미래' 콘퍼런스의 첫 연사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박 대표는 “네이버 500만 독자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편집국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주의를 환기하고 양적으로 많은 콘텐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런데 거기에 우리의 브랜드가 존재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저희의 관심은 더중플 콘텐츠에 얼만큼 환호하는 독자를 모을 수 있느냐다. 지금 올린 성과를 갖고 어떻게 평가할 건가. 단 하나 제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절대로 중앙일보 편집국의 역량을 확인하기 전까지 다른 외적인 프로모션 마케팅에 의존하지 말자는 거다. 우리 역량을 확인한 다음 (프로모션을) 해보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더 늘어가야 할 숫자이지만 이 숫자는 현재 나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목표는 현재 만들어 둔 수치보다 3년 내 6배 정도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사실 잘 모를 땐 남들 하는 거 보고 시행착오 다 보고 따라하는 게 낫다. 2등 3등 기업은 그렇게 하는데, 저희는 저희가 1등이라고 생각해서 먼저 해보고 되든 안 되든 해본다는 거다. 더중플 수치가 있는데 그 수치를 3년 내 6배 정도 늘리는 게 목표고 거기에 회사 자원을 모두 집중해서 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료화 시행을 위해서는 신문사가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출입처에 가서 데일리 베이스로 일하는 사람들한테 유료 콘텐트를 만들어 보라는 식은 안 된다. 신문사가 자원의 배분을 어떻게 하는지도 대단히 중요하다”라며 “유료화 콘텐츠 뒤에서 후단에서 벌어져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다른 신문사도 (유료화 시도를) 같이 해야 할 일인데, 해봐야 아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안 해보면 뭔지 모른다는 거다. 운동 같은 거다. 책으로 수영을 배우거나 책으로 골프를 할 수 없다. 실제로 해봐야 한다. 빨리 해 봐라. 단 절대 숫자 자체에 함몰돼서 본령·본질이 뭔지 흔들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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