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 배상 도입이 보도 위축? 언론의 자기방어 논리이자 자기연민"
김준현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장, 언론계 입장에 날 선 비판..."공직자도 징벌 배상 청구권 가져야"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언론보도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을 추진하자 언론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언론계의 우려가 과도하며 자기반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준현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장(변호사)은 지난 2일자 언론인권통신 1061호에 실린 언론인권칼럼에서 언론계 우려 목소리가 “현재의 언론 피해구제 제도를 건들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것으로 귀결된다”며 “여전히 왜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대표되는 언론의 사회적 책임 강화의 움직임이 '언론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지, 그러한 정책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언론계의 자기평가와 반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준현 정책위원장은 “지난 정부 때 언론 현업단체들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반대하면서 자율규제 원칙을 앞세웠다. 민간 중심의 통합자율규제기구를 만들어 보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고 전한 뒤 “4년이 지났지만 통합자율규제기구는 단초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4년 전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시도는 자율규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한순간의 소나기처럼 피해 갔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언론개혁은 파도처럼 눈 앞에 닥치고 있다”며 언론계 내부의 자정 움직임이 없다면 법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편집기자협회 등 10개 언론 현업단체는 지난달 29일 공동 입장을 내고 “만약 윤석열 정부 시절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있었다면, '바이든-날리면' 보도나 김건희씨 관련 의혹 보도는 거액의 배상 위협 속에서 차단됐을 것”이라며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대상에서 정치인과 공직자, 대기업 관련 보도를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공인에 대하여는 악의적 허위보도를 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손에 얻고자 하는 속내처럼 비춰지기도 한다”고 비판한 뒤 “언론이 고의 중과실로 허위 보도하면 피해자가 공직자이거나 일반 개인이거나를 구분하지 않고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권을 가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탐사보도 위축으로 직결된다는 주장은 언론의 자기방어 논리이자 자기연민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법원의 판례는 공인이나 공적 사항에 대하여는 의혹 제기한 언론보도가 설사 추후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더라도 언론이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면 위법성이 없다고 인정하여 면책하고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탐사보도 위축'이라는 공식은 애초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신문협회는 지난 1일자 신문협회보를 통해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위법행위의 재발 방지'라는 시행 목적과 다르게 '언론의 위축'을 노리는 '전략적 봉쇄 소송'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에 김 위원장은 “언론계의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한 우려의 밑바닥에는 일종의 '포비아' 현상처럼 막연한 공포심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언론의 사명에 기초해 취재 보도 편집 과정에서의 저널리즘의 직업적 윤리와 전문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악의적 허위 보도의 고의 중과실 입증책임과 관련해 “언론 내부의 취재 과정과 보도 경위를 알 수 없는 피해자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언론사 등이 고의 중과실이 없다고 입증하면 징벌적 손배 대상은 아니라는 식으로 면책 조항을 규정해 피해자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나아가 “실질적으로 언론보도의 기능을 하는 유튜브 채널도 유사언론보도로 손해배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시행령에서 유사언론보도의 기준과 범위(구독자수 등)를 정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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