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LH, 12년간 여의도 15배 공공택지 매각…장기임대했다면 102만세대 혜택”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12년 동안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공공택지를 팔아 85조원을 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공공택지를 민간에 팔지 않고 임대주택을 지었다면 102만 세대를 공급할 수 있었다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주장했다. 경실련은 LH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 대신 장기공공주택의 공급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이 3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에서 받은 공공택지 매각 현황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LH가 매각한 공동주택지는 총 42.3㎢(1281만평)으로 여의도 면적(2.9㎢)의 14.6배에 달한다. 총 매각 금액은 85조원이었다. 공동주택지는 아파트 분양 혹은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공공택지를 의미한다.
경실련은 여기에 장기공공주택을 지었다면 102만세대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용적률 200%로 1채당 25평(82.6㎡) 규모로 계산한 결과다.
이 기간 LH가 조성한 공동주택지는 총 26.5㎢(802만평)으로, 개발한 택지보다 매각한 택지가 15.8㎢(479만평) 더 많았다. LH가 신규 개발 택지뿐 아니라 과거에 개발한 택지까지 매각했기 때문이다.
공동주택지 중 10㎢(302만평)는 임대주택 용지로 개발됐으나 3분의 1가량인 3.5㎢(105만평)가 민간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중 상당수가 10년 후 분양 전환되는 민간 임대주택으로 개발돼, 시세 수준의 높은 분양가를 부담하기 어려운 입주민들이 쫓겨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했다.

경실련은 LH의 택지 매각이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택지 매각의 63%가 경기·인천 등 아파트 수요가 보장된 수도권에 편중되면서 건설업계에선 공공택지 매입이 ‘로또’처럼 여겨졌다는 것이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수도권 집값 안정을 명분으로 공공택지가 조성되면 건설사들이 사서 새 아파트를 짓고 시세 수준으로 비싸게 공급하는 구조”라며 “결과적으로 집값이 자극돼 서민 주거 불안이 되려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LH가 매각한 공공택지를 계속 보유했다면 공공의 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매각한 택지 중 가격 파악이 쉬운 아파트 부지를 골라 토지 가격 상승률을 적용한 결과, LH가 총 70조원에 판 아파트 부지의 가격은 이달까지 32조원(46%) 오른 102조원으로 파악됐다.
경실련은 LH의 공공택지 매각 전면 중단과 장기 공공 주택 공급 등을 주장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정부는 당장 3기 신도시에 조성된 택지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명확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택지 매각 중단으로 LH의 재정 건전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현재 취약계층 중심의 임대주택 입주자를 중산층까지 확대하면 임대료가 현실화 돼 비용 회수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도로, 공원 등 인프라 조성 비용에 대해서는 정부 재정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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