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셰프가 담그니 … 김치도 이렇게 고급지네 [떴다! 기자평가단]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5. 9. 3. 16: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푸드가 전 세계를 질주하고 있다. 김밥, 비빔밥, 불고기, 라면, 만두 등 수많은 후보가 K푸드의 상징을 자처한다. 그럼에도 한국을 상징하는 음식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김치일 테다. 위에 열거된 K푸드 간판 음식 중 그 무엇도 김치의 압도적인 존재감에서 자유로운 음식이 없다. 김치와 함께 먹거나, 김치를 넣어 만들거나. 김치가 없어도 개별 음식을 즐길 수는 있지만, 김치는 무엇에든 녹아들며 한식 전체를 아우른다. 오죽하면 'K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김치가 한국의 상징으로 너무 진부하다는 이유로 등장하지 않았을 정도다. 그만큼 김치의 중력은 크다.

한국인의 식습관에서 김치를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인의 생활습관에서 김장은 사라지고 있다. 김치를 먹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지만, 김치를 만드는 험난한 과정은 핵개인화 사회에서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일이 됐다. 어떤 김치를 사먹을 수 있을까. 시중에는 유명 김치 브랜드가 많다. 최근에는 특급호텔들이 이 시장에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기왕 조금씩 오래 먹을 거라면 럭셔리한 호텔 김치를 집에서 즐겨보자는 젊은 층이 많다. 매일경제는 지난해 이미 롯데·조선·워커힐 호텔의 김치를 평가해 다룬 바 있다. 이후에도 도전자 호텔은 이어졌다. 이번에는 '호텔 김치 2탄'이다. 파라다이스·서울드래곤시티·메이필드 호텔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평가에 참여한 기자들은 "역시 호텔 김치는 달라도 다르다"며 입을 모았다. 이와 동시에 "호텔별 특색이 조금씩 다르고, 이 밖에도 김치는 수없이 많으니 구매할 때 참고만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호텔 김치 1위는 서울드래곤시티가 차지했다. 지난 5월 출시한 4㎏ 용량 포기김치다. 주재료인 배추부터 무, 고춧가루, 마늘, 양파 등 모든 재료를 전국 주요 유명 산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엄선해 사용했다. 육수는 건조 다시마와 멸치를 우려내 깔끔한 맛을 살렸고, 밴댕이를 더해 진하고 풍부한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서울드래곤시티 측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기본으로, 깊은 감칠맛과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정통 중부식 김치"라고 말했다.

이 김치에 최고점을 준 김시균 기자는 "너무 짜지도, 달지도, 맵지도 않고 조화로운 맛"이라며 "어머니께 죄송하지만 고향 본가에서 직접 담가 먹던 김치보다 맛있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등 육류와 함께 먹을 때 더 풍미가 좋다는 평도 덧붙였다. 박윤균 기자는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고, 아삭아삭한 식감 덕분에 밥과 함께 먹기 알맞다"면서도 "숙성이 빨리 진행돼서 며칠 만에 금방 시큼해지는 점은 신김치를 좋아하는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선희 기자 역시 "자연스럽게 퍼지는 단맛과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한 풍미가 일품"이라고 설명했다.

2위는 파라다이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포기김치가 이름을 올렸다. 파라다이스시티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 내 한식 파인 다이닝 '새라새(SERASE)' 총괄 셰프의 레시피를 활용해 개발했다. 산지에서 계약재배로 확보한 고품질 배추를 사용했다. 여기에 다시마·멸치·새우·고추씨 등을 고온 가열해 만든 특제 육수와 군산 황석어젓, 2년 이상 발효시킨 멸치젓, 새우젓을 넣었다. 단맛을 위해 국내산 감 퓌레도 사용했다.

이 제품에 특히 높은 평가를 한 이 기자는 "액젓 냄새가 안 나는 깔끔한 맛이어서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며 "은은하게 시원한 맛이라 갓 지은 밥에 올려서 먹으면 세상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윤균 기자는 "잡내가 거의 없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육수 맛이 배어서 일반 마트 김치와는 확실히 다르다"며 "가격이 다른 시판 김치보다 확실히 높은 편이라 자주 사서 먹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포장이 깔끔하고 세련돼 선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다소 짜서 많이 먹기에 부담스러웠고, 조금 더 익혀서 먹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홍주 기자는 "호불호가 갈릴 향이 없고, 맛이 진해서 어떤 방식으로 조리해도 다 어울린다"면서도 "심심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자리에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메이필드 호텔의 김치가 선정됐다. 전통 한정식당 '봉래헌'의 조리법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배추, 무, 대파, 마늘, 생강, 감·배 퓌레, 고춧가루 등 모두 100% 국내산을 사용했다. 건새우·멸치·다시마·고추씨 등을 넣고 끓인 비법 육수와 2년간 직접 발효한 멸치젓·새우젓·황석어젓 3종을 끓인 뒤 으깨 순수액만 사용했다. 박윤균 기자는 "한입에도 정말 고급스러운 맛"이라며 "포장도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돼 있어 첫인상부터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양념이 과하지 않기 때문에 질리지 않아 계속 먹게 되고, 너무 짜거나 시지 않고 은은하면서 깊은 발효향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기자도 "좋은 재료를 쓴 것이 첫맛에서부터 느껴졌다"고 호평했다.

다만 박윤균 기자는 "매운맛이 은근히 꽤 올라오는 편이라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은 처음에 놀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홍주 기자 정리]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