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아, 男 36세·女33세에 낳는다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5. 9. 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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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혼인·출생 변화
출생아수 30년간 3분의 1로 감소
혼인 건수 절반 줄고 초혼 늦어져
고령 산모 36%, 다태아·혼외자↑
성별 평균 초혼연령 추이(1995~2024년) <자료제공=통계청>
우리나라 혼인과 출산이 전반적으로 늦춰지고 줄어들면서, 저출산·고령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여성의 첫째아 출산 연령은 30년새 6.6세 높아졌고, 출생아수는 같은 기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혼인 건수 역시 절반 가까이 감소해 인구 구조 전반에 심각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지난 30년간 혼인·출생 변화’에 따르면, 여성의 첫째아 평균 출산 연령은 1995년 26.5세에서 2024년 33.1세로 6.6세 높아졌다. 전체 평균 출산 연령도 같은 기간 27.9세에서 33.7세로 5.8세 상승했다. 남성 역시 첫째아 출산 연령이 31.1세에서 36.1세로 올라, 혼인·출산이 모두 30대 중반 이후로 늦춰졌다.

출산 연령대의 무게 중심은 20대에서 30대로 옮겨갔다. 2006년 이후 30~34세 구간이 출산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로 나타났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1995년 4.8%에서 지난해 35.9%로 확대됐다. 출생아 세 건 중 한 건 이상이 고령 산모에게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20대 엄마’는 빠르게 줄어든 반면 ‘30대 중·후반 엄마’는 보편적인 모습이 됐다.

출산 순위별 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첫째아 비중은 1995년 48.4%에서 지난해 61.3%로 증가했다. 반대로 둘째아는 43.0%에서 31.8%로, 셋째 이상은 8.6%에서 6.8%로 축소됐다. 결혼생활 2년 내 첫째아를 낳는 경우는 1995년 83.0%에서 지난해 52.6%로 줄었다. 첫째아 출산 지연이 곧 다자녀 출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생아 수 자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1995년 71만 5000명이었던 출생아는 2023년 23만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 23만8000명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30년 전의 33% 수준에 불과하다. 합계출산율은 같은 기간 1.63명에서 0.75명으로 반토막 났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도 15.7명에서 4.7명으로 내려갔다.

혼인 건수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1996년 43만5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해 2022년 19만2000건까지 줄었고, 지난해 19만3700건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조혼인율)는 같은 기간 8.7건에서 4.4건으로 낮아졌다.

혼인의 연령 구조도 달라졌다. 남성의 초혼연령은 28.4세에서 33.9세로, 여성은 25.3세에서 31.6세로 각각 상승했다. 30년 새 남녀 모두 5세 이상 늦춰진 셈이다. 남녀 간 초혼 연령 차이는 3.0세에서 2.3세로 줄었다. 평균 재혼 연령도 남성은 40.4세에서 51.6세로, 여성은 35.6세에서 41.7세로 올라갔다. 전체 혼인 중 재혼 비중은 남성 14.1%, 여성 15.4%로 늘어났다.

합계출산율 및 출생아수 추이(1970~2024년) <자료제공=통계청>
외국인과의 혼인도 증가했다. 외국인 아내와의 혼인은 1995년 1만건에서 지난해 1만6000건으로 늘었고, 외국인 남편과의 혼인도 같은 기간 3000건에서 5000건으로 증가했다. 전체 혼인 중 외국인 혼인 비중은 3.4%에서 9.3%로 높아졌다. 2005년 이후 한때 줄던 국제결혼은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다태아 출산도 늘었다. 1995년 9400명이던 쌍둥이·삼둥이는 지난해 1만3500명으로 4000명 이상 늘었다. 전체 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에서 5.7%로 확대됐다. 반면 혼외자의 비중도 커졌다. 1995년 1.2%(8800명)였던 혼외 출생은 지난해 5.8%(1만3800명)로 증가했다.

출산·혼인의 지역별 격차는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 30년간 출생아 감소율이 가장 큰 지역은 경남(-79.9%)으로 나타났고, 부산(-75.2%), 전북(-75.1%)이 뒤를 이었다. 합계출산율 감소 폭은 광주(-1.13명), 경기(-1.02명), 제주(-1.00명)에서 가장 컸다.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은 전남과 세종이 1.03명으로 가장 높았고, 경북(0.90명)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은 0.58명으로 전국 최저였고, 부산(0.68명), 광주(0.70명)도 저출산 심화 지역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유배우 연령별 출산율’이 처음 도입됐다. 혼인한 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집계한 통계로, 결혼 후에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향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은 2015년 이후 혼인 후에도 자녀를 낳지 않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들어 출산율이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 같은 변화를 두고 “결혼과 출산 시기의 전반적 상승이 저출산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있다”며 다자녀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 역시 첫째아 출산이 늦어질수록 둘째·셋째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지고, 장기적으로 인구절벽 압력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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