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릉으로 키를 돌려라"…5000톤급 독도 경비함정 '급수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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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사태가 선포된 강릉으로 키를 돌려라."
3일 오전 강원 강릉시 안인항 화력발전소 내 하역 부두에 거대하고 묵직한 선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만큼 급수 시간이 단축돼 훨씬 효율적으로 강릉시민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평소 독도와 동해를 지키던 삼봉호가, 이번엔 강릉 시민을 지키는 '물 수송선'으로 변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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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50대 분량…정수장까지 13㎞ '시간·비용 절약'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릉으로 키를 돌려라."
3일 오전 강원 강릉시 안인항 화력발전소 내 하역 부두에 거대하고 묵직한 선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독도를 지키던 5000톤급 해경 경비함정 삼봉호(5001함)다.
삼봉호는 평소 우리 영토인 독도를 수호하기 위한 대형함정이다. 그러나 이날 임무는 '영토 수호'가 아닌 '물 수송'.
갑판 위에서 연결된 굵은 호스는 곧장 소방차로 이어졌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양경찰과 소방대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삼봉호에 실린 생활용수는 인근 동해시에 있는 동해해경 전용부두에 공급되는 상수도다. 이 물은 곧바로 홍제정수장으로 옮겨져 강릉시민들의 수도꼭지로 흘러가게 된다.
선체 내부의 생활용수가 빠른 속도로 퍼 올려지자, 해양경찰관들과 소방대원들은 굵은 땀방울을 훔치며 호스를 단단히 고정했다. 조금이라도 새면 안 되는, 귀중한 물줄기이기 때문이다. 삼봉호가 하루에 공급할 수 있는 물은 600톤으로, 소방 펌프차 50대 분량이다.
지금까지는 소방 펌프차가 인근 양양, 동해, 평창 등 50~80㎞ 떨어진 지역까지 가서 물을 실어와야 했다. 그러나 삼봉호 등 해경 함정이 강릉에 접안해 300~600톤을 공급하면, 불과 13㎞ 떨어진 홍제수장까진 차량으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그만큼 급수 시간이 단축돼 훨씬 효율적으로 강릉시민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삼봉호의 '급수 작전'은 사흘 전 긴급히 결정됐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1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강릉의 심각한 물 부족 상황을 검토했다. 그러고는 삼봉호의 즉각적인 투입을 결정했다. 평소 독도와 동해를 지키던 삼봉호가, 이번엔 강릉 시민을 지키는 '물 수송선'으로 변신한 것이다.
해경이 싣고 온 물은 삼봉호 대원 40여 명이 독도 해상을 지키며 샤워, 식수, 생활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물이다.
권승범 동해해경청 경비계장은 "5000톤급 경비함정이 출동할 때는 보통 8~10일간 임무를 수행한다. 한 번 출동 시 약 100톤 내외를 쓰는데, 이번처럼 600톤을 가득 채운 것은 이례적"라며 "이 정도면 대원들이 2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5000톤급 삼봉호는 급수 지원 외에도 대형 부두가 없는 강릉에 처음으로 접안한 기록도 남기게 됐다.
권 계장은 "이번 급수 지원을 위해 규모가 큰 부두를 찾다 보니 안인화력발전소 하역 부두를 활용하게 됐다. 이번이 첫 접안"이라며 "앞으로도 강릉의 물 부족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최소 일주일간은 관계기관과 협의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봉호는 오는 4일까지 보유한 생활용수를 모두 내리고, 다시 본연의 임무인 동해상 경비를 위해 복귀한다. 그러나 해경은 9일까지 1500톤급과 3000톤급 경비함정도 추가 투입해 150~300톤의 물을 더 공급할 계획이다.
김성종 동해해경청장은 "강릉시민들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곁에서 위기에 즉각 대응하는 해양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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