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단점은 단점이 아니다!

방민준 2025. 9. 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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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야마시타 미유.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올 시즌 LPGA투어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변화의 하나가 일본 선수들의 대약진이다. 현재까지 치러진 23개 대회에서 일본이 5승으로 선두고 다음이 4승의 한국이다. 뒤이어 미국과 스웨덴이 각각 3승, 호주가 2승을 올렸다. 태국 캐나다 스페인 뉴질랜드 중국이 각각 1승씩을 거뒀다.



 



예년 같았으면 미국 한국 태국이 다승 경쟁을 벌이는 구도를 보였을 텐데 올 시즌에는 단연 일본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8월 초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AIG 여자오픈에서 일본의 루키 야마시타 미유(24)가 우승하자 AP통신은 '일본 선수 초강세 시대'라는 제하의 기사를 타전했다. AP통신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LPGA투어에서 일본 선수들이 눈부신 활약을 펼쳐 최근 9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일본 선수가 4차례 우승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야마시타 미유 외에도 가쓰 미나미가 공동 2위, 다케다 리오가 공동 4위, 사이고 마오가 공동 11위로 선전했다며 "일본선수가 세계 여자골프의 중심이 되었다"고 논평했다.



 



AP통신 보도가 아니더라도 LPGA투어에서의 일본 선수들의 약진은 세계 골프 팬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골프 팬들은 단신에다 짧은 비거리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대회마다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하고 우승 경쟁을 벌이는 일본 선수들을 경이로 받아들이고 있다.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야마시타 미유만 해도 키 150cm에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30야드를 겨우 넘는다. 비거리의 약점을 정확한 샷과 정교한 퍼팅으로 커버해 낸다. 



 



지난 4월 메이저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사이고 마오도 키 159cm에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56.89야드로 LPGA투어에서 93위다. 다케다 리오와 이와이 아키에, 이와이 치사토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LPGA투어 50위 안에 머물 뿐 대부분 단타자들이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 챔피언 후루에 아야카(159cm), LPGA 통산 6승의 하타오카 나사(158cm) 등도 160cm도 안 되는 키로 미국이나 유럽의 장신 장타자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신인왕 경쟁도 일본 선수끼리 벌이고 있다. 현재 1위에서 4위까지 다케다 리오, 야마시타 미유, 이와이 치사토, 아키에 치사토 등 모두 일본 선수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1위 지노 티티쿤, 2위 이민지 뒤를 야마시타 미유, 사이고 마오, 다케다 리오가 추격하는 형국이다.



 



일본 선수들의 약진은 주말 골퍼들에게 귀한 교훈을 준다. 특히 단타자들에겐 비상구나 다름없다. 그 교훈은 '단점은 단점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역으로 '장점은 장점이 아니다'도 통할 것이다. 끝없는 열정과 깨달음의 추구로 단점을 장점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뛰어난 장점도 이런 깨달음이 뒤따르지 않으면 효력을 잃는다.



 



지인 중에 키 190cm가 넘고 근육이 골고루 발달한 농구선수 출신이 있었다. 힘들이지 않고 장타를 날리는 그는 동반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장타를 추구하다 결국 골프채를 놓았다. 제대로 맞으면 엄청난 비거리를 내 가벼운 어프로치로 버디를 낚을 수 있었지만 동반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장타에 매달리는 바람에 미스 샷을 연발했다. 뒤늦게 자신이 동반자들의 구경거리로 전락한 사실을 깨닫고 부드러운 스윙을 터득하러 노력했지만 결국 골프를 접었다. 엄청난 장점을 타고 났으나 바로 이 장점 때문에 골프를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일본 선수들의 경쟁력 원천은 정확도를 우선하는 훈련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묘방이다. 그린 적중률(GIR), 아이언 컨트롤, 쇼트게임 능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은 비거리보다 전략에 중점을 둔 교육시스템의 효과다. 장타보다 위험 부담을 계산한 코스 공략을 더 중요시하고 거리보다 방향, 리스크보다 안정을 택했다. 유소년 시절부터 단순한 스윙 훈련이 아닌 코스 매니지먼트와 멘털 훈련까지 병행, 위기 상황에서도 강한 멘털로 침착함을 유지하는 능력을 터득하도록 했다.



 



우리에게도 단신에 짧은 비거리에도 불구하고 '작은 거인'으로 불리며 한때 LPGA투어를 지배한 신지애(LPGA투어 11승 등 프로통산 65승), 김미현(LPGA투어 6승), 장정(LPGA투어 2승, JLPGA 1승) 등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 선수들이 잊지 않았으면 싶다.



 



과연 나는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고 그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소화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가 자문해 보자.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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