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금쏭달쏭]‘스트레스 DSR 3단계’가 뭐길래…연봉 1억 직장인도 대출 한도 ‘뚝’?
![생성형 AI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3/dt/20250903110350123uoxf.png)
#직장인 A씨는 최근 전세 보증금 인상분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5000만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알아보다가 예상치 못한 제약을 마주했다. 연봉이 충분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걸리면서 원하는 만큼 빌리지 못한 것이다. A씨는 “은행에서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전면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 5000만원까지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조건을 맞추려면 2금융권까지 알아봐야 한다는 생각에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DSR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로 개인의 상환 능력을 판단하는 핵심 잣대다. 단순히 현재 소득이나 담보 가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소득 대비 모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연봉 6000만원인 사람이 주담대·신용대출·자동차 할부 등으로 매년 2400만원을 갚는다면 DSR은 40%가 된다. 은행권은 보통 40%, 비은행권은 50%를 한도로 삼고 있어 이 비율을 넘으면 추가 대출은 제한된다.
만일 A씨처럼 5000만원을 2년 만기에 빌린다고 가정하면 매년 2500만원가량을 갚아야 한다. 여기에 금리까지 고려하면 연간 상환액은 2600만원을 웃돈다. DSR 40% 기준을 적용하면 연봉이 6600만원 이상이어야만 대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같은 대출 금액이라도 상환 기간과 금리에 따라 필요한 소득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 비율을 계산할 때 모든 대출을 합산한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론, 학자금대출까지 포함된다. 전세대출이나 중도금대출처럼 일부 생활밀착형 상품만 예외로 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사용한 금액보다 빚 규모가 과장돼 잡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연봉도 6600만원이 넘고 다른 대출도 없는 A씨는 왜 원하는 만큼 빌리지 못했을까. 이유는 지난 7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면 시행된 ‘스트레스 DSR 3단계’ 때문이다.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면서 단순히 현재 금리만 적용하지 않고, 실제 금리에 1.5%포인트를 더한 가상의 금리로 계산해 상환 능력을 따진다. 실제 금리가 4%라면 심사에서는 5.5%로 잡히는 것이다. 이 가상의 금리로 원리금을 계산하면 연간 상환액이 커져 DSR 비율이 높아지고 결국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다. 실제 금리를 더 내는 것은 아니지만, ‘심사상 금리’가 높아진 만큼 한도가 축소되는 구조인 셈이다.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신용대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신용대출, 카드론, 자동차 할부 등 사실상 모든 가계대출에 적용된다. 따라서 집을 사려는 경우에도 주담대 한도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연소득 6000만원인 차주가 수도권에서 주담대를 받을 경우 규제 전에는 4억 원 이상 가능했지만 지금은 3억5000만원 안팎으로 줄어든다.
다만 대출 상품 구조에 따라 줄어드는 폭은 달라진다. 변동금리 대출은 금리 변동 위험이 크다고 보고 스트레스 금리를 100% 반영한다. 반면 일정 기간 금리가 고정되는 혼합형이나 주기형 대출은 반영 폭이 낮아 감소액이 상대적으로 작다.
예컨대 연소득 1억원을 기준으로 30년 만기, 연 4.2% 조건을 가정하면 변동금리 대출은 5억9000만원에서 5억7000만원으로 2000만원 줄었다. 혼합형은 6억3000만원에서 5억9000만원으로 4000만원 줄었고 주기형은 6억5000만원에서 6억4000만원으로 1000만원 정도 감소했다.
지역별 격차도 크다. 수도권은 현재 1.5%포인트 가산 금리를 적용하지만 비수도권은 올해 말까지 0.75%포인트만 반영된다. 같은 조건이라도 수도권은 대출 한도가 크게 줄고, 지방은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금융당국은 향후 비수도권에도 동일한 규제를 확대할 계획이어서 차주들의 대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차주가 미리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필요한 신용대출이나 카드론을 정리하면 DSR이 개선돼 대출 여력이 생기고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상품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만기가 짧을수록 연간 상환액이 커져 한도가 급격히 줄 수 있으므로 상환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도 중요하다.
정부는 강화된 규제가 실수요자까지 막지 않도록 보완책도 운영하고 있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지역과 소득에 관계없이 담보인정비율(LTV)을 80%까지 적용받을 수 있고 긴급 생활안정 목적 대출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예외로 인정된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전세대출이나 정책모기지까지 DSR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득이 충분해도 대출 한도가 줄었다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대출을 계획하기 전 자신의 DSR을 미리 계산해보고 불필요한 대출을 줄이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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