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10배’ 자사주 소각 급증…‘소각 의무화’ 수혜주 옥석 가릴 3대 포인트 [투자360]

신동윤 2025. 9. 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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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말 기준 코스피 자사주 소각 공시액 21.6조…전년比 2.9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자사주 소각 공시 건수, 작년 年 기록 이미 경신
3차 상법 개정 기대감에 지주사·금융株 주가 벌써 ‘꿈틀’
기업 재무 부담 가중 우려…중·장기적 주가 부담 요인 지적도
“자사주 소각 이력·의지, 재무적 안정성 따른 지속 가능성 주목”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신동윤·경예은 기자] 올해 들어 공시한 국내 증시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규모가 3년 만에 10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증시 부양책 ‘밸류업 프로그램’에 더해, 올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 들어 본격화한 상법 개정 등 주주환원 움직임 강화의 영향으로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9월 정기국회를 통해 본격화하면서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서 자사주의 가치는 더 커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선 자사주 비율이 높은 기업 중에서도 안정적인 이익을 기반으로 지속해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할 수 있는지로 수혜주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올해 자사주 소각액, 전년 동기 比 3배

3일 헤럴드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 상장사 중에선 총 119건의 자사주 소각을 공시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61건에 비해 2배 증가한 수준이다. 3년 전(23건)과 비교했을 때는 5.2배나 늘었다.

소각 금액으로 비교하면 증가 폭이 더 극명하게 나타났다. 올해 공시한 자사주 소각 금액(예정·확정 합산)은 21조582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7조5194억원 대비 2.9배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2조1524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0배나 급증했다.

금융감독원과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 통틀어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기업은 총 206곳으로 작년 연간 177곳을 이미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연간 기준 99곳으로 100곳을 밑돌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든 상장사가 단기간 내 많이 늘어난 셈이다.

주목할 포인트는 상장사들이 자사주 소각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점이다. 공시를 통해 밝힌 취득 목적에 ‘주주환원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명시하는 상장사가 다수란 점에서다.

올해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종목들로는 삼성전자(약 3조487억원), HMM(2조1432억원), KB금융(1조9800억원), 신한지주(1조7000억원), 현대차(9160억원) 등이 있다.

자사주 비중 높은 종목들 벌써 ‘들썩’

여당인 민주당 주도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공시 행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인 3차 상법 개정안의 골자는 ▷신규 자사주 취득 시 최대 1년 이내 소각 의무화 ▷기존 보유 자사주 최대 5년 이내 소각 의무화다.

입법 외에 금융당국의 제도적 장치 강화 움직임도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공시를 재촉하는 방향을 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발행주식총수의 1%만 보유해도 자사주 보유 목적, 소각 계획 등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준은 5%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기업 지배 구조 개선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2차 상법개정안과 노란봉투법 등이 국회 문턱을 넘어선 지난달 25일 이후 한동안 주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저하 등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지주사·금융주(株) 주가가 반등하고 있는 모양새다. 9월 정기국회를 통해 논의될 3차 상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가 향후 자사주 관련 제도와 시장 흐름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란 데 증권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를 내면서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법 2차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전 필리버스터를 표결로 중단시킨 후 상법 2차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의원 182명 중 찬성 180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임세준 기자

대표적으로 지주사주 가운데선 SK(자사주 보유 비율 24.8%) 주가가 12.71%나 올랐다. 이 밖에 롯데지주(27.5%), LS(15.07%), HD현대(10.50), 한화(7.45%) 등의 주가가 각각 10.95%, 7.42%, 6.07%, 5.19%씩 상승했다.

금융주 중에서도 올 상반기 기준 자사주 비중이 53.1%에 이르는 신영증권의 주가가 11.68%나 올랐다. 자사주 비율이 각각 25.12%, 23%에 달하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도 이 기간 10.10%, 5.23%나 상승했다.

“자사주 소각 이력·의지, 재무적 안정성 따른 지속 가능성 주목”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 시행에 따른 혼란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사주 비중을 낮추는 움직임이 상장사 사이에서 나타나면서, 단순히 자사주 비중이 높다는 점만으론 수혜주로 분류되긴 힘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단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을 경영권 방어와 자금조달의 수단이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게 자사주 소각 의무화”라며 “자사주 처분이란 선택지가 사라질 경우 자사주 매입은 자본의 감소와 부채비율 상승으로 연결되며 기업의 재무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기취득 자사주를 경영 재원에 활용하기 위한 교환사채(EB) 발행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3건에 그쳤던 관련 건수는 올해 5월 이후에만 약 26건에 이른다.

재계에선 벌써 자사주 의무 소각에 의한 주주환원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경영권 방어 수단과 재무적 완충 장치를 동시에 잃게 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론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안타증권 제공]

증시 전문가들은 자사주 비중 상위 종목이란 특징 외에도 과거 실제로 활발하게 자사주 소각을 이행한 이력이 있는 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매입뿐만 아니라 소각 이력이 있는 기업이 추가적인 소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전년 대비 순이익 확대가 예상되는 등 안정적인 이익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이 지속될 수 있는 기업을 스크리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연구원이 ▷자사주 비중 상위 ▷2024년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 이행 이력 ▷2025년 대비 2025년 예상 순이익 확대 예상 기업이란 조건으로 지목한 대표 수혜 종목은 SK, 미래에셋증권, 금호석유화학, 엔씨소프트, 신세계, 유한양행, 포스코홀딩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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