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둘로 쪼개져… ‘케첩 명가’ 크래프트 하인즈의 고전

김송이 기자 2025. 9. 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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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미국의 식품 대기업 크래프트 하인즈가 두 개의 상장 법인으로 분사한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2015년 식품업체 크래프트와 '케첩 명가' 하인즈의 합병으로 탄생했으며, 이 합병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도했다.

버핏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크래프트와 하인즈의 합병이 현명한 생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됐다"면서도 "회사를 분사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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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식료품으로 회사 쪼개
소비패턴 분화에 실적 부진
버핏 “문할로 문제 해결 안 돼”

오랫동안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미국의 식품 대기업 크래프트 하인즈가 두 개의 상장 법인으로 분사한다. 두 식품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거대 기업이 10년 전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지난 8월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에 진열된 크래프트 하인즈의 케첩 / 로이터=연합

크래프트 하인즈는 2일(현지 시각), 오스카 마이어·크래프트 싱글즈·런처블 등 성장세가 더딘 북미 식료품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분사 법인에는 하인즈 케첩,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크래프트 맥앤치즈 등 회사의 인기 브랜드가 포함된다. 이번 분할은 내년 하반기 완료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를로스 에이브럼스-리베라 크래프트 하인즈 최고경영자(CEO)는 10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북미 식료품 사업을 이끌게 된다. 연 매출 약 150억 달러(약 21조원)를 올리는 또 다른 사업 부문은 ‘맛의 격상(taste elevation)’에 주력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분사가 보다 집중적이고 단순한 사업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규모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해 온 식품업계의 오랜 전략을 뒤집는 조치라고 밝혔다. 그동안 약 200개에 달하는 크래프트 하인즈의 브랜드가 55개 카테고리, 150개국에 걸쳐 분산돼 있어, 각 브랜드에 충분한 투자를 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에이브럼스-리베라 CEO는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 브랜드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고, 사업 잠재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구엘 패트리샤 크래프트 회장도 “우리는 각 브랜드가 잠재력을 발휘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절한 수준의 관심과 자원을 배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2015년 식품업체 크래프트와 ‘케첩 명가’ 하인즈의 합병으로 탄생했으며, 이 합병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도했다. 현재 버크셔는 회사 지분 27.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 회사는 합병 당시 연간 매출 280억 달러(약 39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식품 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합병 직후부터 줄곧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점차 건강을 중시하게 되면서, 크래프트 하인즈의 주요 제품군인 가공식품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부분의 대형 식품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 이후 소비자들은 어떤 식료품에 더 돈을 쓸지 신중하게 선택하고 있는데, 많은 소비자들이 고도로 가공된 식품을 배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버핏과 함께 합병을 주도한 브라질 사모펀드 3G 캐피털 파트너스가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공격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크래프트 하인즈 제품의 품질은 오히려 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합병에 대해 “혁신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한 탓에 수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회사도 사업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0년에는 치즈 사업 일부를 33억 달러(약 4조6000원)에 매각했고, 이듬해에는 견과류 사업을 34억 달러(약 4조7000억원)에 팔았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은 이어졌으며, 지난 7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전 세계 순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 감소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이번 분사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 버핏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크래프트와 하인즈의 합병이 현명한 생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됐다”면서도 “회사를 분사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버핏의 부정적인 평가에 이날 크래프트 하인즈의 주가는 전장보다 6.97% 내린 26.0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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