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살인자 리포트', 조여정·정성일이라 숨 막히는 심리 게임
기자와 연쇄살인범의 1:1 인터뷰…형식은 신선하지만 지루한 구간도

오는 5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살인자 리포트'(감독 조영준)는 특종에 목마른 베테랑 기자 선주(조여정 분)에게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 분)이 연쇄살인을 고백하는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채비'와 '태양의 노래'를 연출한 조영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작품은 "기자님께서 인터뷰에 응하면 피해자를 살릴 기회를 드리겠습니다"라는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다. 이는 특종에 목마른 기자 선주에게 자신이 11명을 죽인 연쇄살인범이라고 주장하는 정신과 의사 영훈이 새로운 살인 예고와 함께 인터뷰를 요청한 것.
이에 응하면 다음 피해자를 살려주겠다는 제안과 특종을 놓칠 수 없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한 선주는 오랜 친구이자 연인인 형사 한상우(김태한 분)와 함께 호텔로 향한다. 한상우가 영훈과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곳 27층의 스위트룸 아래인 26층의 룸에서 방에 몰래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두 사람을 지켜본다는 나름의 계획을 세우면서 말이다.

이후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무언가 잘못됨을 느낀 선주는 결국 도망가려고 하지만, 지금 인터뷰를 멈추면 또 한 명이 살해될 것이라는 영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연쇄살인범과의 인터뷰를 멈추면 반드시 누군가는 죽는 상황에 처하는 가운데, 숨 막히는 심리 게임과도 같은 인터뷰가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
'살인자 리포트'는 특종을 좇는 기자와 연쇄살인범의 1:1 인터뷰로 밀착 스릴러를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신선하면서도 단조로울 수 있는 형식을 매력적으로 만든 건 조여정과 정성일이다. 두 사람은 믿고 보는 연기력과 호흡으로 스크린을 장악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다.
조여정은 기자로서 냉철하고 똑 부러지는 면모부터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연쇄살인범에게 무서움을 느끼다가 상상도 못 한 진실과 마주하면서 무너져버리는 엄마의 얼굴까지 그려내며 폭넓은 감정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정성일은 차분한 중저음 보이스에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연쇄살인범 그 자체로 존재해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다만 아쉬운 지점도 있다. 호텔 스위트룸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두 명의 인물이 마주 보고 앉아 서로의 심리를 꿰뚫고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대화가 초반부터 계속 이어지다 보니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나고 만다.
물론 과거 회상 장면이 등장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명의 색을 비롯한 일부 연출이 바뀌는 등 그 안에서 나름의 변주를 찾아볼 수는 있지만 극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렇다 보니 선주와 영훈이 서로를 향해 던지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흐름이 지루하게 다가올 즈음 등장하는 반전을 조금 더 앞당겼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조여정과 정성일의 연기 차력쇼를 큰 스크린으로 본다는 것만으로 극장에서 볼 가치가 충분한 '살인자 리포트'다. 또 과거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고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정신과 의사 영훈의 사적 제재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 누군지도 모를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인터뷰에 응한 기자가 엄마로서 내린 결정은 설득력이 있는지 등 도파민 가득한 통쾌한 결말이 아닌 왠지 모를 찝찝함과 함께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며 여운을 남긴다. 청소년관람불가이며 러닝타임은 107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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