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인권위원에게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것은? [ㄷㄷㄷ, 인권위 그날⑥]

고경태 기자 2025. 9. 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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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 인권위 그날⑥
공개 심의에 대한 어떤 공포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14층 전원위원회실로 입장하는 안창호 위원장. 2025년 3월24일의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가인권부’가 아닌 것은 합의제 국가기관이기 때문이다. 독임제와 달리, 여야가 함께 구성한 위원들이 합의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도 같은 성격의 위원회다. 인권위, 방통위가 상설기구인 반면, 진실화해위·이태원특조위처럼 법률로 기간을 정한 한시 기구도 있다.

위원회 회의는 공식 기록된다. 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전원위원회가 열리면, 반드시 지난번 회의 기록에 오류가 없는지 먼저 점검한다. 회의록엔 녹취된 위원들의 모든 말이 기록된다.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회의록에 담긴다. 2025년 2월10일을 중심으로 인권위 회의록을 본다. 인권위원들을 본다. 출범 24년 만에, 최대 위기에 처한 인권위를 본다.

‘ㄷㄷㄷ, 인권위 그날’은 매주 수요일 독자들과 만난다.

강정혜 위원 : 회의 진행하시죠!

위원장님 제가 한마디 말씀드리겠는데요. 전임 위원장님 때도 그렇고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녁도 먹지 않고 저녁 시간도 없이 3시에 시작해서 9시에 끝납니다. 이럴 수가 있습니까? 비상임위원들이나 인권위원들의 인권은 없어요? 어떤 국가기관에서 이런 식으로 중언부언하면서 시간 효율적으로 진행 안 하면서 비상임위원을 밤 9시까지 붙들어둡니까? 한두 차례가 아니에요. 이게 고문 아닙니까?

원민경 위원 : 강정혜 위원님

강정혜 위원 : 장소에서 이석하지 못하게 저녁도 안 주고 오후 2시부터 시작해서, 그게 몇 차례인지 회의록 찾아보세요. 한두 번이 아니에요, 한두 번이.

소라미 위원 : 강 위원님 진정하시고요.

강정혜 위원 : 효율적으로 진행해 주십시오. 위원장님한테 부탁드립니다.

인권위원은 ‘극한직업’인가.

통상 2주에 한 번 여는 전원위원회는 결코 간단히 끝나는 법이 없다. 두어 시간은 기본이고 세 시간, 네 시간, 다섯 시간을 넘어 일곱 시간 동안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론의 주목을 받는 사안 또는 위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든 관철하거나 막으려 할 때 말은 길어지고, 반박에 재반박이 꼬리를 문다. 국회 법안 통과 때 소수당의 무기인 필리버스터를 연상케 하는 기나긴 발언이 이어지기도 한다. 오후 3시(때로는 2시)에 시작한 전원위가 6시 이전에 끝났다면, 그날은 선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회의 진행하시죠!”

갑자기 전원위원회실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퍼지며 분위기가 서늘해졌다. 그날은 제24차 전원위원회가 열린 2024년 12월23일이었다. 문제를 제기한 이는 강정혜 위원. 비상임위원으로,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회의록에 박힌 느낌표(!)는 소리의 크기를 알려주는 음표에 해당한다.

위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강 위원을 향했다. 남규선 상임위원과 원민경 위원이 이충상·김용원 상임위원과 공방을 벌이던 중이었다. 한 주 전 상임위원회에서 문제가 됐던 김용원 위원의 “입 좀 닥치세요”라는 발언 때문이었다. 어느 쪽에도 끼지 않고 가만히 듣고만 있던 강정혜 위원이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 일성을 터뜨린 거였다. 이어진 속사포 같은 말들. “인권위원들의 인권은 없어요?…중언부언하면서…저녁도 안 주고…이게 고문 아닙니까?”

강정혜 위원은 이전에도 전원위에서 여러 차례 비슷한 요지로 발언했다. 이날의 ‘저녁밥’ 발언이 과연 적절한 타이밍에 나온 것이냐에 대해선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전원위의 마라톤 회의가 그만큼 강행군이라는 불만이자 호소였음은 분명하다. 인권위원은 극한의 직무다.

그렇다고 저녁밥을 건너뛴 장시간 회의가 진지한 의제나 논쟁의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 가끔 화가 날 뿐이다. 때로 인권위원들의 성질을 정말 돋우는 존재는 다른 데 있다. 전원위 방청석의 ‘보는 눈과 듣는 귀’들이다. 거기엔 인권위 직원들만 있지 않다. 기자들이 문제다. 자신을 겨냥한 그들의 보도가 흠집으로 남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토론을 하기 전 기자들을 내보내야 한다고 심각하게 제안할 때가 있다. 방법은 비공개, 비공개 심의다.

강정혜 비상임위원이 전원위원회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25년 6월9일의 모습.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위원장 안창호 : 오늘 상정된 안건 5건 중 심의안건 제24-01호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임명 제청(안) 및 의결 제24-08호 경찰의 이태원참사 희생자 시신처리 과정 등에서의 인권침해(23진정0043900) 건은 각각 개인정보 포함 및 진정 사건에 관한 안건이기에 비공개안건으로 논의하고 나머지 안건은 공개안건으로 논의하고자 합니다.

이충상 위원 : 이견 없습니다.

한석훈 위원 : 저는 이견 있습니다. 제24-17호 안건은 우리 위원회 의사결정 과정의 사안인데 이거는 사회적으로 상당히 첨예하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할 경우에는 우리의 공정한 의사결정이 현저히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운영규칙 제9조1항4호에 해당하니까 이거는 비공개로 함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원민경 위원 : 한 위원님, 이 부분은 공개안건인데 공개안건을 비공개로 돌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석훈 위원 : 제 의견은 양극화가 심한 우리 현실에서 편파적 언론의 의도적 왜곡보도로 특정위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하게 되면 자유로운 발언을 못 하게 억압하는 그런 부당한 일이 이제까지 반복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거는 비공개로 해야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충상 위원 : 저도 한석훈 위원님의 의견을 지지합니다. 저도 바로 그 피해자입니다. 예를 하나만 들겠습니다. 피해자들이 놀기 위해서라고 발언한 것을 몰주의라고 편파적으로 왜곡보도했습니다. 곤란합니다(중략). 이거 비공개로 해야겠습니다. 제 피해가 소환되었습니다. 되살아났습니다.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김용직 위원 : 이거는 기본적으로 공개가 원칙이고 비공개할 사유는 부족해 보입니다. 원래 상임위원회에서 상정하신 대로 공개로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중략) 이걸 비공개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충상 위원 : 충분히 있고도 남습니다.

원민경 위원 : 비공개하자는 것만으로도 비난의 대상이 되실 것입니다. (중략)

한석훈 위원 : 우리 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했을 때, 가령 이 건에 대해서 의견 표명이나 이런 것을 했을 때 비공개안건이라도 그 결과를 위원장님이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것은 좋아요. 그런데 그 회의 과정에 누구는 어떤 얘기 했다, 누구는 어떤 얘기 했다, 누구는 이 결정과 반대되는 얘기를 했다, 이런 식으로 그런 보도가 나갈게 예상이 되면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안 된다 이겁니다.

이충상 위원 : 반대된 얘기 했다 그 정도는 또 모르겠습니다. 그게 아니라니까요. 발언을 완전히 왜곡해서 보도한다니까요.

원민경 위원: 제가 두 분의 발언을 옆에서 잘 듣고 왜곡되지 않도록 제가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이충상 위원 : 원 위원님이 잘 들을 필요가 없다니까요. 기자들이 왜곡보도한다니까요. 그러니까 비공개로 하자니까요. 실시간 왜곡보도합니다. 그걸 원 위원님이 어떻게 막아요? 못 막습니다.

한석훈 위원 : 의도적인 왜곡보도가 많았습니다. 저도 그 피해자 중에 하나예요.

시간을 조금 앞으로 돌려본다. 이번에는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해제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열린 2024년 12월9일 제23차 전원위였다. 전원위 때마다 위원장은 각 심의 안건의 공개/비공개 여부부터 위원들에게 묻고 시작한다. 인권위법 제14조는 “위원회의 의사는 공개한다. 다만, 위원회, 상임위원회 또는 소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 전원위는 통상 진정사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을 공개 심의해왔다. 진정사건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이유는 진정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인권위법에는 인권위원의 발언을 보호하려는 취지의 비공개 심의 규정은 없다.

한석훈 비상임위원이 전원위원회 회의장에 앉아있다. 2025년 6월9일의 모습.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날 안창호 위원장은 원래대로 진정사건을 제외한 안건을 공개 심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한석훈 위원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한석훈 위원이 꼭 집어 말한 제24-17호 안건은 바로 ‘대통령의 헌정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및 의견표명의 건’(비상계엄 직권조사 건)이었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시민권 침해를 조사하자는 이 안건은 비공개 이유가 없었다. 안 위원장의 공개 심의 방침에 “이견이 없다”던 이충상 상임위원마저 한석훈 위원이 “이견이 있다”고 하자 말을 바꿨다. 과거 전원위에서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자신의 발언을 언론이 왜곡했다면서 “절대 비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한석훈 위원은 검사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 전문위원이다. 그는 인권위 운영규칙 9조 “회의 내용이 공개될 경우 공정한 의사결정 또는 업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항은 비공개로 한다”는 규정을 비공개 근거로 들었다. ‘왜곡보도’와 ‘명예’라는 말을 수차례 입에 올렸다. 논쟁은 계속됐다.

원민경 위원 : 이 사안은 인권위원회 구성원 모두를 위해서 공개로 논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충상 위원 : 아닙니다.

원민경 위원 : 인권위원회 구성원은 인권위원들만이 아닙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직원들을 비롯하여 전국에 분사무소에 있는 모든 직원들 우리 모두 다 인권위원회 구성원으로 인권위원회에서 이 사안에 대해서 책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공개안건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석훈 위원 : 우리도 다 책임 있고 소신 있게 할 겁니다.

원민경 위원 : 그러시면 두려워하실 게 없어보입니다.

위원장 안창호 : 강정혜 위원님 한 말씀 해 주시죠.

한석훈 위원 : 왜곡보도 때문에 그렇다니까요.

원민경 위원 : 한석훈 위원님, 왜곡보도 제가 막아드리겠습니다.

한석훈 위원 : 원민경 위원님 대단하시네요.

원민경 위원 : 제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옆에서 잘 듣고 왜곡보도되지 않도록 막아드리겠습니다. 제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이충상 위원 : 원민경 위원님이 기자를 어떻게 막아요?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시고,

위원장 안창호 : 두 분 말씀하시지 말고 강정혜 위원님.

강정혜 위원 : 저도 고문방지협약과 관련해서 다른 의견을 말했다는 이유로 모 신문에서 저를 법전학 교수임이 의심스럽다는 표현을 해서, 물론 다른 사람을 인용해서 그런 발언을 했습니다마는 비공개 의견입니다.

위원장 안창호 : 그러면 이한별 위원님.

이한별 위원 : 저도 저희 인권위원들의 의사결정이 언론보도에 의해서 왜곡되거나 또는 위원들의 의사결정에 방해가 되는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을 막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위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려면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공개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위원장 안창호 : 그러면 김용원 위원님께서 말씀해 주시죠.

김용원 위원 : 제가 군인권보호위원회를 주재하고 군인권보호위원회 당연히 비공개죠. 당연히 비공개인데 군인권보호위원회에서 논의된 사항은 그냥 깨알같이 특정 언론에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도 깨알같이 보도하면서 굉장히 편향적으로 보도를 하기 때문에…. (중략) 그래서 저는 이 안건에 대해서는 굳이 언론에 공개되면 또 매도를 할지 모르나 그런 것 아니라도 얼마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습니다마는 비공개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위원장 안창호 : 그러면 저를 빼놓고 현재 다섯 분이 비공개이시고 네분이 공개이신데 저는 다수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인권위는 국가기관이다. 인권위 회의에 참여하는 순간 상임·비상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인권위원은 공인이다. 대통령이나 국회, 대법원장이 지명하거나 추천하는 절차를 거쳤다. 별도 직업이 있는 비상임위원은 회의 수당을 받는다. 전원위와 소위원회 모두 2시간 기준 안건검토비 35만원과 참석수당 20만원 등 총 55만원이 지급된다. 한달에 전원위 2회, 소위 2~3회를 참석할 경우 비상임위원들은 한 달에 200만~250만원을 받는다. 공적인 추천 절차, 세금으로 마련된 월 200만원이 넘는 회의 수당에는 회의 참석 전 안건을 꼼꼼히 검토하고, 인권위원으로서 책임 있는 발언을 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시민들의 공포감과 스트레스가 최고조였던 2024년 12월 시점에서 계엄에 대한 인권위원들이 태도가 무엇인가는 공공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다수의 인권위원은 이에 관한 자신의 입장과 발언을 숨기고 싶어했다. 보도에 대한 불안은 ‘공정한 의사결정 또는 업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을 초래’라는 인권위 운영규칙 속으로 숨었다. “왜곡보도를 하면 나중에 법적 조처를 하라”는 다른 위원들의 조언도 통하지 않았다. 비공계의 핑계는 모호해 보였다.

공교롭게도 끝내 비공개에 찬성한 안창호·이충상·김용원·한석훈·김종민·이한별·강정혜 위원은 모두 비상계엄의 시민권 침해에 대해 조사하자는 안건에 반대했다. 가장 앞장서 비공개 심의를 주장한 한석훈 위원은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언급하며 인권위에서 처음으로 대통령 윤석열의 계엄 선포를 합리화했다.

‘비상계엄 직권조사’ 안건의 공개/비공개 논쟁은 이후 다음 차 전원위에서도 이어졌다. 2024년 12월23일, 결론은 비공개였다. 그리고 안건은 기각됐다.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안창호 위원장을 포함한 인권위원들이 앉아있다. 2024년 10월28일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위원장 안창호 : 그러면 위원님들 표결에 부치도록 하겠습니다.

원민경 위원 : 위원장님, 이런 내용까지 표결이 필요합니까? 이런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이 아셔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중략)

위원장 안창호 : 공개를 원하시는 분 손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남규선·원민경·김용직·소라미 위원 거수)

위원장 안창호 : 네분.

비공개를 원하시는 분 손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안창호·이충상·김용원·한석훈·김종민·이한별·강정혜 위원 거수)

위원장 안창호 : 저 포함해서 일곱 분입니다.

그러면 비공개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는 아득한 옛날에 어린이들이 두려워했다는 ‘호환마마’ 같은 존재가 됐다. 자신의 발언을 명쾌하게 공개할 수 없는 인권위원들에게 말이다.

하지만 실은 그 인권위원들이야말로 자신이 그 기자들에게 ‘호환마마’가 되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1990년대 유행한 비디오 광고 속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불법 비디오’에 가까워졌는지도 모른다. 기자들은 전원위 방청석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발언 한 마디 한 마디를 노트북에 받아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전원위 방청 취재는 ‘극한의 직무’가 됐다. 위원들과 함께 저녁을 건너뛰고 장시간 회의를 견뎌내서가 아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밤늦게까지 기사를 작성해서도 아니다. 문제는 발언의 내용이다. 방청석에 앉아 그 발언을 듣는 게 고통스럽다고 호소하는 기자들이 적지않다. 비공개가 아닌 공개회의에서도 상식을 초월하는 발언이 나오기 때문이다. 1년 가까이 인권위를 출입하며 전원위·상임위를 취재했다 떠난 20대의 한 일간지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위원들이 회의 중 거리낌 없이 성소수자 폄하 등 반인권적 이야기를 해 놀랐다. 폭언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기자 이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듣기 힘들었다. 기자들을 상대로 위협하거나 가르치려는 발언도 자주 했다. 갑자기 소리를 막 지르는 위원도 있었다. 정말 이분들이 인권위원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요즘은 인권위를 출입하지 않는다. 마음이 얼마나 편안한지 모른다.”

<다음 회에 계속>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2024년 12월23일 제24차 전원위원회 참석자

위원장 안창호(68)/검사·헌법재판관 역임 **윤석열 전 대통령 지명

상임위원 남규선(62)/민가협 총무 및 인권위 공보담당관 역임 **더불어민주당 추천

상임위원 이충상(68)/판사 및 교수(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역임 **국민의힘 추천

상임위원 김용원(70)/검사 및 변호사 역임. **윤석열 전 대통령 지명

비상임위원 한석훈(68)/검사·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역임, 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 전문위원 **국민의힘 추천

비상임위원 김종민(65)/조계종 봉은사 주지스님(법명 원명) **윤석열 전 대통령 지명

비상임위원 이한별(42)/탈북인,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윤석열 전 대통령 지명

비상임위원 원민경(54)/법무법인 원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추천

비상임위원 김용직(70)/판사 역임,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 **조희대 대법원장 추천

비상임위원 강정혜(60)/변호사,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희대 대법원장 추천

비상임위원 소라미(51)/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조희대 대법원장 추천

(나이는 2025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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