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수상만 남았다…만점 호평 '어쩔수가없다' 베니스 홀린 품격


어쩔 수 없이 다 이룰 기세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지난 달 29일(현지시각) 최초 상영 된 영화 '어쩔수가없다(박찬욱 감독)'가 올해의 화제작으로 완벽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영화제는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들어섰지만 '어쩔수가없다'를 향한 관심과 호평은 경쟁작들이 공개되면 될 수록 더 높아지고만 있는 상황.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여전히 100%. 여기에 황금사자상 배당률까지 1위를 찍으면서 제대로 사고칠 분위기가 팽배하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가장 만들고 싶었다" 밝힐 만큼 필생의 역작이자 염원의 결과다. 작품의 운명도 다시 없을 기록으로 향할지, 그 서막의 키를 베니스가 쥐고 있다.
베일벗은 '어쩔수가없다'는 9분 기립박수를 시작으로 작품의 완성도, 메시지, 감독의 연출 포인트, 그리고 배우 이병헌의 연기력까지 다방면에서 찬사를 받고 있어 더 의미를 더한다. "미국에선 해고를 '도끼질 한다'고 한다면서요. 한국에선 뭐라고 그러는지 아세요? 너 모가지야"라는 한 줄의 대사로 정리되듯 작품은 언제 어디에서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서사를 박찬욱 감독의 시선으로 풀어내 흥미를 높인다.
이에 비평가들은 '어쩔수가없다'의 주요 수상을 점치면서 더 나아가 내년 2월 아카데미시상식 노미네이트까지 내다보고 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선정 심사 결과 '어쩔수가없다'는 한국 영화 대표작으로 98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부문 출품이 확정됐다. 베니스에서 포문을 연 '어쩔수가없다'가 오스카 레이스까지 작품, 감독, 배우 모두 수상권에서 주목 받을 수 있을 지 K-시네마의 새 역사가 또 다시 쓰이길 희망하게 만든다.
포토콜, 기자회견, 레드카펫, 공식 상영, 인터뷰 등 영화제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 지은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은 오는 6일 진행되는 폐막식까지 현지에 머무를 예정. '어쩔수가없다'가 황금사자상을 받게 되면 2012년 '피에타' 이후 13년 만이다. 베니스 여우주연상은 1987년 '씨받이' 강수연이 일찍이 수상했고, 한국 배우의 남우주연상 기록은 아직 없다. 결과는 6일 오후 7시(한국시간 7일 오전 2시) 발표된다.
'20년 염원' 박찬욱 감독 "시대·국가 초월 시의적절 공감"


'어쩔수가없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찬욱 감독은 "20년 동안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에게 스토리를 들려주면 어느 시기든, 어느 나라에서 왔든, 정말 공감되고 시의적절하다고 반응해 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작품 자체가 갖는 상징성과 메시지의 가치를 전했다.
배우들도 남다른 소감을 남겼는데, 이병헌은 "처음 영화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손예진은 "스토리가 강렬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비극적이고,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었다. 시나리오를 다 읽고 엄청난 영화가 나오겠다고 생각했다", 박희순은 “블랙 코미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으로 작품에 임했다", 이성민은 "영화를 왜 극장에서 봐야 하는지 새삼스럽게 느꼈다. 근사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영상, 멋진 음악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게 영화의 본질이구나 생각했다", 염혜란은 “20년 전에 이 영화가 완성되었다면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점에서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첫 상영 '9분' 기립박수…배우들 '울컥'


29일 베니스의 밤은 '어쩔수가없다'에 의한, '어쩔수가없다'를 위한 시간이었다. 메인 상영관인 살라 그란데(Sala Grande) 극장은 1032석이 꽉 찼고,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작품의 주역들은 레드카펫부터 상영 후 9분간 터진 기립박수까지 베니스의 선물을 마음껏 즐겼다. 특히 손예진은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울컥한 모습을 보여 그 감동을 조금이나마 가늠케 했다.
박찬욱 감독이 완성한 필사의 생존극은 긴장과 이완을 오가는 전개로 몰입감을 높이는 한편, 의외의 순간에 등장하는 아이러니한 유머로 웃음을 자아냈다. 인물에 입체감을 더하는 배우들의 호연과 빈틈없는 시너지는 극을 유려하게 이끌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정교한 음악은 '역시 박찬욱'이라는 감탄과 함께 관객들을 박찬욱 감독의 세계로 완전히 끌어들였다는 후문이다.
프리미어 시사 일정을 마친 후 박찬욱 감독은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는데, 영화를 본 분들이 찾아와 모두 재미있다고 말해주더라. 그 말이 진심이길 바라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진심에 진심을 더한 극찬들만 영원히 박제 될 것으로 보인다.
"우아한 박찬욱·뛰어난 이병헌" 고평점 수상 예측



버라이어티(Variety)는 '박찬욱이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자 매혹적인 블랙 코미디', 가디언(THE GUARDIAN)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려하면서도 단단한 자신감이 돋보이는 서사의 추진력. 박찬욱 감독이 선보이는 충격적이면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풍자극. 가족의 붕괴, 가장의 위기, 그리고 국가의 현주소를 그려낸 초상이다', 인디와이어(IndieWire)는 '박찬욱 감독의 탁월하고, 잔혹하고, 씁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자본주의 풍자극', BBC는 '박찬욱 감독의 가장 유머러스한 영화일 뿐만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넥스트 베스트 픽처(Next Best Picture)는 '현존하는 가장 창의적인 영화감독임을 다시 한번 증명. 특유의 카메라 워크와 편집은 여전히 혁신적이면서도 강렬하다', 크리틱스 노트북(Critic's Notebook)은 '스타일적으로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세련미를 보여준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post)의 자다 위안(Jada Yuan)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블랙 코미디. 완전히 압도적',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의 데이비드 루니(David Rooney)는 '박찬욱 감독은 영화를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병헌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는데, 인디와이어는 '이병헌의 유려한 연기는 박찬욱 감독의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톤을 지탱하는 핵심이다', 데드라인(Deadline)은 '이병헌의 놀라운 연기를 담아낸 작품이자 그의 탁월한 코미디 감각을 입증하는 작품', 라우드 앤 클리어 리뷰(Loud and Clear Reviews)는 '이병헌은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고 리스펙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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