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R&D 규모 커졌다지만⋯아직은 '걸음마'"

정승필 2025. 9. 3.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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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종근당 등 상위 기업 상반기 1조 규모 투자
머크 등 빅파마는 최소 15조 이상⋯"정부 지원 긴요"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몸집이 커지면서 연구개발(R&D) 투자 규모 역시 성장했지만, 글로벌 제약사에 비하면 10배 이상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이 강조되는 배경이다.

한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에 언급된 업체들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7곳의 R&D 투자액은 94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모두 지난해 조(兆) 단위 매출을 기록한 국내 대표 업체들이다. 올해 상반기 동안 이들의 누적 합계 매출은 7조7890억원으로, R&D 투자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12.3%에 달한다.

이중 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상반기 1770억원에서 올해 2286억원으로 비용을 29.1% 늘렸다. 전체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은 8.8%로 가장 낮았지만, 이는 매출 증가 폭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에는 공정 개선과 생산성 향상,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 비용도 반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5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2297억원을 투자해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제약사 중에서는 종근당이 831억원을 투자해 전년보다 23.3% 증가하며, 상반기 가장 높은 투자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은 9.95%로 집계됐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항암 신약 'CKD-703'의 임상 1·2a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임상 개발에 착수, R&D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유한양행의 경우 같은 기간 1073억원을 투입해 투자 금액 기준 가장 높았다. 전년보다 2.4%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한 셈이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매출의 15.7%에 달하는 1066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금액 자체는 전년보다 10.2% 감소했으나, 이는 일부 신약 개발이 완료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한 결과다. 실제 경상연구개발비는 3.32% 증가해, 오히려 R&D 고정 비용 규모가 늘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경상연구개발비는 기존 제품 개선이나 기초 연구 등 반복적인 활동에 투입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현재 대웅제약은 난치성 질환 중심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 중이며,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베르시포로신'은 글로벌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투자 규모는 확대되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와의 격차는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만약 '마운자로'를 개발한 일라이릴리는 지난해에만 R&D에 109억9000만 달러(약 15조2800억원)를 투자했다. 머크(MSD)는 전체 매출의 28%에 달하는 179억4000만 달러(약 24조9400억원)를, 아스트라제네카는 135억8000만 달러(약 18조8800억원)를 쏟아부었다.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Deloitte)가 20개 글로벌 제약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약 1건을 개발하는 데 평균 22억3000만 달러(약 3조9000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R&D 비용 증가율은 매해 둔화되고 있으나, 투자 규모 자체보다는 R&D의 효율성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증가율이 둔화됐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의 투자액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격차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규제와 높은 개발 리스크로 인해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그럼에도 이를 감수하는 기업들은 각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장 포화도가 낮은 분야를 발굴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재정적 지원이나 보상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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