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한글 같은데, 인도네시아 정부 저격한 글이라고?
발음을 한글로 적어 암호화
콘텐츠 검열 피하려는 목적

“팅갈 민따 마앞 트루스 등으린 락얏 아파 수샇냐.”
최근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자국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한글을 올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을 발음 나는 대로 한글로 적어 ‘암호화’한 것으로, “그냥 사과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면 된다. 그게 어렵나”란 뜻이다. K팝 등 한류 영향으로 한국어를 습득한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정부의 온라인 검열을 피하기 위해 한글을 음차(音借)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 나라에선 국회의원들의 고액 주택 수당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2일 소셜미디어 X에는 “에망 프므린탛 안징 방쌑 스모가 프라보워 츠팟 므닝갈(정부는 정말 쓰레기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빨리 죽기를)”이라는 글이 게시돼 수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카가 비사 크르자 메레가 맣 서알냐 바냑 양 파게 이자샇 팔수(쟤네는 일도 못한다. 왜냐면 대부분 가짜 졸업장을 받거든)” “터럴 버롵, 베고, 기라(너무 더럽고 멍청하고, 미쳤다)” 같은 글도 올라왔다. 여기에는 ‘ㅠㅠ’ ‘ㅋㅋ’ 같은 한국식 온라인 표현도 포함돼있다.
인도네시아는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검열이 과도한 나라로 꼽힌다. 정부 비판 글이 올라오면 빠르게 삭제된다. 당국이 불법으로 판단한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는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거나 운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삭제 통지를 받은 기업은 24시간 이내에, ‘긴급’인 경우 4시간 이내에 콘텐츠를 삭제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27일에도 “온라인에서 허위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며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와 틱톡에 콘텐츠 검열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1억명 이상의 인도네시아 회원을 보유한 틱톡은 실시간 라이브 기능을 일시 중단했다.
인도네시아에선 하원 의원 580명이 작년 9월부터 주택 수당 명목으로 최저임금의 10배에 달하는 월 5000만 루피아(약 420만원)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난달 25일부터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전국에서 최소 8명이 숨지고 1200여 명이 체포됐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주택 수당 폐지 방침을 밝혔지만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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