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여 ‘특별 재판부’ 만드는 이유는 결국 ‘판결 불만’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2일 “법원에서 먼저 국민이 재판의 공정성에 의심을 가지는 인사들을 전보 조치한다든지 징계하는 것이 선행된다면, 굳이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 수괴 혐의자에 대해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재판부가 내란 재판을 맡고 있다는 것은 사법부 불신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던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내란 재판에서 배제하면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서영교 의원도 이날 “지 판사는 믿을 수 없다”며 “내란 특검이 ‘지귀연 재판부는 안 된다’라고 기피 신청을 하면 법원이 우선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등 내란 혐의자에 대한 1심 재판은 대부분 지 판사가 맡고 있다. 지 판사는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이 구속 기간 만료 상태에서 기소됐고,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모호하다는 점 등을 들어 구속을 취소했었다. 당시 법리적으로 논쟁이 있었던 사안이지만, 판사의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마음에 드는 판결을 해줄 재판부를 따로 만들겠다는 것은 민주 법치 국가의 기본 틀을 벗어나는 일이다.
민주당은 지 판사의 유흥업소 접대 의혹도 제기했지만 증거로 제시한 것은 그가 남성 2명과 앉아 있는 사진뿐이었다. 그가 직무 관련 접대를 받았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사안은 대법원이 자체 조사를 하고 있고 공수처도 수사 중이다. 결과를 보고 재판 배제 여부를 논해도 늦지 않다.
법관의 제척·기피는 판사가 피해자이거나 피해자의 친족 또는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을 때 등 특별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판사 한 명을 재판에서 배제하겠다고 특별법까지 만들어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사법부 독립을 해치는 위헌적 조치다. 민주당은 해방 후 반민특위와 4·19 혁명 이후 특별재판부를 전례로 들지만, 책임자가 법에 따라 탄핵되고 자유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과 당시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또 당시 헌법은 특별법원 설치 근거가 명시돼 있었지만 지금 헌법은 군사법원만 특별법원으로 인정한다.
이미 재판 중인 사건에 정치 권력이 관여해 판사를 맘대로 바꾸는 것은 상식 밖이다. 대법원이 사실상 공개 반대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밀어붙이는 것은 사법부를 압박해 재판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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