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국방 반도체 기술 자립 '드림팀' 뭉쳤다
양자형 센서 3대 과제 추진…지역 첨단산업 도약 기대

국방 반도체 공동연구가 본격화되면서 기술 자립과 국방력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는 행보가 시작됐다. 경북도는 2일 도청에서 구미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국방 반도체 및 관련 분야 공동연구 사업 추진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해외 의존도가 98%에 달하는 국방 반도체 기술을 국산화하고 방위산업과 민간 수요를 아우르는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이날 열린 협약식에는 이철우 경북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오상록 KIST 원장,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방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 분야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기술"이라며 협력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국방 반도체는 미사일 탐지기, 레이더, 위성통신 등 첨단 무기체계의 심장부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내 수요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온 탓에 공급망 불안이 곧바로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고 방위산업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술 자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추진되는 핵심 연구과제는 △양자형 적외선 센서 △민군 겸용 비냉각식 적외선 이미지센서 △질화갈륨(GaN) 기반 초고주파 회로 기술 등 세 가지다.
양자형 적외선 센서는 미래형 미사일 탐지기 같은 차세대 국방 무기의 원천기술로 꼽히며 비냉각식 이미지센서는 군사뿐 아니라 CCTV·카메라 모듈 등 민간 활용 가능성이 크다. GaN 기반 초고주파 회로 기술은 고출력·내열성이 강점으로 국방은 물론 통신·우주산업에서도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구미의 산업 기반과 KIST의 연구 역량이 결합한다는 점은 큰 의미를 지닌다. 구미는 반도체와 전자산업의 집적지로 생산과 상용화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관인 KIST가 기술개발을 맡고 경북도가 전략적 지원을 더하면 단순한 연구 성과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상용화와 산업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특히 지역 기업들의 참여는 파급 효과를 배가시킬 전망이다.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기술 확보와 더불어 제조공장 확충, 고용창출 등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경북도가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MOU를 넘어 지역 산업 생태계를 국방 산업과 연결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철우 지사는 "국방 반도체 자립화는 단순한 산업적 성과가 아니라 국방력 강화를 위한 생존 전략"이라며 "경북이 대한민국 국방 반도체 기술의 심장이 되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약의 의미를 '선제적 대응'에서 찾는다. 국방 반도체는 그동안 민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방위산업 성장세가 겹치면서 미래 경쟁력의 핵심 분야로 부상했다. 국산화를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과제라는 지적이다.
향후 과제는 실행력이다. 협약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예산 확보와 전문 인력 양성, 민·군 수요 연결망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
또한 세계적 수준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과 민간기업의 투자 참여도 필요하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협약은 구미가 미래 첨단산업 도시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방 반도체 분야에서 지역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고 기술 자립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시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경북도 역시 산업·행정적 지원을 통해 지역의 국방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