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셀프 감금'시켜 돈 갈취…보이스피싱 진화

곽안나 기자 2025. 9. 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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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사칭 “등기로 영장” 연락
'협박한 뒤 고립' 신종 수법 기승
고령층·사회초년생 당하기 쉬워

인천서 4년간 1574억 피해 추산
경찰, 내년 1월까지 특별단속 중
“초국가 범죄…공조 필요” 제언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 챗지피티로 만든 이미지.

인천 동구에 살던 A(28)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을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이라 소개한 인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A씨에게 "등기 우편으로 영장을 보냈다. 등기 받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때마침 등기로 문서를 받을 일이 있었지만, 일정상 받지 못한 A씨는 자신이 곤경에 처했다고 오해하며 그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수사관이란 인물은 A씨에게 "범죄 혐의가 있을 수 있다"며 협박을 이어갔고, 위협을 느낀 A씨는 연차를 내고 혼자 있으라는 지시대로 서울 영등포의 한 모텔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그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갑작스러운 A씨의 말을 수상히 여긴 부모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했지만, A씨가 현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돈은 사라진 후였다.

여태 모은 돈에 제2금융권 대출금까지 3000여만원을 날렸지만, 1년이 흐른 지금까지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날로 수법이 교묘해지고 진화하면서 이로 인한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 7월까지 인천에서는 총 6022건의 피싱 범죄가 발생했다. 2021년에는 2048건, 2022년 1058건, 2023년 870건, 2024년 1207건, 올해(1~7월) 839건이다. 같은기간 피해액은 1574억30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피싱범죄 피해자의 연령 현황을 살펴보면 60대 908명, 50대 401명, 20대 315명, 40대 208명 등 연령층이 높거나 A씨처럼 사회초년생인 20대의 피해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이달 1일부터 내년 1월까지 5개월간 피싱 범죄에 대한 특별단속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내외 피싱범죄 조직과 자금세탁, 대포폰, 대포통장 등까지 엄정히 단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정부가 내놓은 '범정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경찰청에 '범정부 통합대응단'을 설치해 관계기관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실시간 범행 차단·예방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에 대해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그간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 및 신속 대응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을 확실히 보완한 것으로 본다. 유기적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여진다"면서도 "보이스피싱 범죄 자체는 '초국가적 범죄'로 국제공조가 반드시 필요한 유형의 범죄다. 이 부분이 제외돼 아쉽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최근 범죄는 개인정보를 사전에 취득·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즉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기업들이 보완 정책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제재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최근 수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국민적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캠페인 등을 통해 사회심리적 환경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곽안나·홍준기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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