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훈련 안전, 답 없는 국방부
대책 수립 의지 표명 불구 변화 없어
최근에도 시에 '훈련 내용 전파' 요구
'시의회 요구' 회신답변도 기대 이하
국회 국방위, 관련 특별법 심사 시작
국방부 미온적…정계 “政 협조 관건”

'포천 오폭 사고'로 드러난 군 훈련 안전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회가 특별법 논의에 착수했지만, 국방부의 미온적인 입장 탓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군 당국이 대책 의지를 드러냈었는데, 현실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일보 9월2일자 1면 ''군사훈련 안전시스템' 제도화, 이번엔 진척 있을까'>
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군 전투기가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에 500파운드급(약 227㎏) MK-82 폭탄 8발을 오인 투하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20여일 만에 국방부는 안전대책 수립에 관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했었다.
당시 군이 주민들에게 사전 훈련 안내를 하면서, '실탄 사용'이 연습탄으로 잘못 적힌 정보를 그대로 내놓은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나 반발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같은 달 12일 포천시의회는 긴급 성명을 내 군이 직접 실행하는 안전절차, 피해 보상, 지역발전 방안 등 약 10가지 사항을 국방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실제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부-포천시의회 간담회' 중 김선호 전 장관 직무대행이 직접 "훈련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 안전시스템을 정비해 사고 발생 요인을 차단할 계획"이라는 의견을 냈다. 앞서 육군 5군단 사령부도 포천시와 시의회에 훈련 계획 안내 체계를 점검 및 보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최근에도 여전히 군은 포천시로 훈련 내용 전파를 요구하고 있다. 포천시는 마을 이장 등에게 훈련사항 전파를 당부하고 있다. 이는 책임을 민간에 떠넘긴다는 이유로 지적받았던 옛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셈이다. 사고 시 구체적인 대피 방법 등을 명시한 대응 요령도 주민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마련되지 않고 있다.
포천 군 훈련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사고가 났던 3월이랑 훈련 안내가 허술하게 이뤄지는 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군이 더 가까이에서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건 대부분 주민이 고령 나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국방부가 시의회 요청에 따라 회신한 답변도 지역사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인천일보가 확보한 일부 내용을 보면 국방부는 주민 훈련 안내를 비롯한 대피계획, 협의 등 사전 절차와 관련해 "포천시를 통해 면 단위, 이장들에게 홍보하고 있다"는 종전 체계와 변함없는 수준으로 설명했다. 또 쟁점이었던 민·관·군 협의체 구성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 취지로 결론을 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포천 오폭을 계기로 지난 5월 발의된 '군사 훈련 영향지역 주민 보호 및 사고 피해 보상에 관한 특별법안'을 상정해 본격 심사에 들어갔다. 비슷한 골자로 7월 발의된 '군사시설 및 군사훈련지역 등에서의 피해구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도 함께 상정됐다.
두 법안은 공통적으로 오폭 사고 뒤 논란이 된 주민 안전체계는 물론, 피해 보상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규정했다. 지원범위 등의 차이는 있다.
사고 6개월 만에 법안이 심사대에 올라간 것이지만, 이날 심사에서도 국방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중앙정부가 기존 제도로 운영이 가능하다거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에서는 군 훈련에 관한 안전조치를 군이 독자적으로 계획해왔던 만큼, 법안 처리에 있어 정부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계 관계자는 "군 훈련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제도적으로 해소할 법적 장치를 만들려면 정부 협조가 관건"이라며 "이번 특별법도 국방부가 초기와 달리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이럴 경우 입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광덕·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