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상징 ‘공업탑’ 이전 최적지는 울산대공원 동문"

김준형 기자 2025. 9. 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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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구원, 기본구상 심포지엄
활용성·주변 인프라와의 시너지
접근성 등 고려 가장 적합 평가

일부 교체돼 문화유산 가치 떨어져
주요 부재만 활용 재제작 방안 제시

"반세기 이상 한자리 산업 유산
가능하면 현재 위치 존치가 최선
불가피하면 원형 유지를" 반론도
공업탑 이전 심포지엄이 열린 2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서 전문가와 참석자들이 '공업탑로터리 평면체계 전환에 따른 공업탑 이전 방안 마련'의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 산업화의 상징물인 '공업탑' 이전 후보지 가운데 울산대공원이 최적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전 방식으로는 주요 부재만 활용해 같은 형태로 재제작하는 안이 제시됐다.

울산연구원은 2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서 '공업탑 이전 기본구상'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경우 울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주제 발표에서 그동안 공업탑 이전 후보지로 검토돼 온 △울산대공원 동문 △태화강역 광장 △번영로 사거리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 실장은 실현 가능성과 활용성, 주변 인프라와의 시너지, 시민 접근성 측면에서 울산대공원 동문이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울산대공원 동문은 현재 공업탑 위치와 가장 근접하고 도시 내부 간선도로와 연결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가족 단위로 울산대공원을 방문하는 이용객들의 유입이 용이하고 주변 여가·문화시설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이 실장은 설명했다.

태화강역의 경우 역세권 주변으로 유동인구는 많지만 가족단위 방문객 유입이 미미한데다 교통이 혼잡하며, 번영로 사거리는 접근성은 좋으나 주차공간이 다소 제한적이라는 의견이다.
울산대공원 동문 공업탑 이전 후보지. 울산연구원 심포지엄 자료

이 실장은 또 공업탑이 지난 2010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C 등급'을 받았고 2017년 공업탑을 비롯한 건립 취지문 등 울산공업지구 설정 관련 유물들의 근대 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했지만 정비 과정에서 지구본 등 일부가 이전·교체됐다는 점 등이 지적돼 심의에서 부결된 점 등 경과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미 공업탑의 일부가 이전 교체됐으므로 원형 그대로 이전을 하더라도 문화유산으로의 가치는 떨어져 있기에, 주요 부재만 활용한 재제작 방안이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제작은 지구본, 남성군상, 여성상, 비석 등 주요 구조부재만 선별적으로 해체한 후 동일한 형태의 모형으로 새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장점으로는 새로 제작하므로 구조물의 안전성이 높고 제작비도 원형 이전이나 해체 후 재조립에 비해 저렴한 점이, 단점으로는 진정성이 훼손되고 건축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팀장은 "공업탑 이전은 세대가 공유한 기억을 지키는 일로, 보존과 계승의 방식이 필요하다"라며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 향유를 책임지는 울산대공원으로 이전된다면 문화적 상실이 아니라 문화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섭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어느 장소로 이전하든 진행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참여혁신모델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라며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과 미래를 고민하고 구상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전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김범관 울산대 교수는 "반세기 이상 울산 산업화를 상징해 온 산업 유산이므로 가능하다면 현재 위치에 존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원형을 최대한 유지해 신중하게 대체지를 결정하고, 미래산업 계획의 중심지로 재배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할 것"이라는 덧붙였다.

토론 후 시민 등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상징성 보존 방식, 이전 후 활용 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의견이 오갔다.

편상훈 원장은 "공업탑이 앞으로도 정체성과 기능, 문화성 등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공업탑은 톱니바퀴 모양의 단상 위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목표인구 50만명'을 상징하는 5개의 철근 콘크리트 기둥(높이 22.4m)이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을 떠받치는 형태로 서 있다.

1962년 울산을 국내 첫 특정공업지구로 지정한 것을 기념해 5년 후인 1967년 현재 자리인 남구 신정동에 건립된 산업수도 울산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담고 있는 지역 대표 상징물이다.

이후 급속한 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1980년대 공업탑 주변은 현재 형태처럼 도로 5개가 만나는 로터리가 됐다.

그러나 공업탑로터리를 지나는 경로에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이 추진됨에 따라 공업탑의 현 위치 존치가 어려워져 이전 등 대책 마련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울산시는 트램 공사 일정에 맞춰 공업탑 이전 추진과 함께 공업탑로터리를 5지 평면교차로로 전환하는 공사도 실시해 내년 중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