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대기 40번대는 오랜만”…전공의도 환자들도 돌아왔다

허윤희 기자 2025. 9. 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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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아들의 소아안과 진료를 기다리는 이아무개(40)씨는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진료 일정이 계속 미뤄져 할 수 없이 동네 병원에 다녀야 했다. 이젠 (전공의들이) 돌아왔으니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필수의료로 분류되는 '8개 진료과목' 전공의의 복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각 병원의 모집 인원 대비 전공의 비율은 '비수도권 8개 진료과목'의 경우 35.8%에 그치는 등 인력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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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전공의 복귀…북적인 서울대병원
“작년엔 진료 계속 미뤄져 동네 병원 다녀”
“여러 의사 선생님들이 진료 보니 안심”
전공의 76% 복귀…필수과는 복귀율 다소 낮아
2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외래진료 및 입원을 등록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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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센터에는 환자들과 보호자들로 북적였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도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에 반발해 사직했던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지난 1일부터 병원으로 돌아왔다.

의료 공백에 노심초사하던 환자들은 한시름 던 표정이다. 9살 아들의 소아안과 진료를 기다리는 이아무개(40)씨는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진료 일정이 계속 미뤄져 할 수 없이 동네 병원에 다녀야 했다. 이젠 (전공의들이) 돌아왔으니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통 대기 10번대인데 오늘은 40번대다. 대기자가 이렇게 많은 건 오랜만”이라고 덧붙였다. 보호자인 김아무개(50)씨도 “전엔 교수님이 혼자 회진을 돌았는데, 오늘은 젊은 의사들이 같이 있었다”며 “여러 의사 선생님들이 환자 진료를 보니, 안심이 된다”고 했다.

외래 환자들이 가득 찬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도 활기를 띠었다. 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의료진이 부족해 진료를 축소했던 부분이 해결돼 다시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1년6개월 만에 환자 곁으로 돌아온 전공의들은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번에 복귀한 한 전공의는 “바로 근무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교육을 받는 사람도 있다”며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연건동의 서울대병원 전경. 허윤희 기자

의-정 갈등으로 병원을 떠난 전공의 중에선 약 76%가 다시 돌아왔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의-정 갈등 이전인 지난해 3월 전공의가 1만3531명이었는데, 현재 기준 1만305명(76.2%)으로 조사됐다. 사직 전공의 10명 중 7명 이상이 복귀한 셈이다. 지난달 진행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 7984명이 추가로 돌아온 결과다. 수도권(77.2%)과 비수도권(74.3%) 수련병원 복귀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필수의료로 분류되는 ‘8개 진료과목’ 전공의의 복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8개 진료과목 복귀율은 70.1%로 그 외 진료과목(88.4%)보다 18.3%포인트 적었다. ‘비수도권 필수의료’ 전공의 복귀율은 62.9%로 가장 타격이 컸다. 비수도권의 경우 특히 외과(46.3%), 심장혈관흉부외과(50%), 내과(59.5%) 등의 복귀율이 낮았다. 8개 진료과목은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를 뜻한다.

이번에 복귀하지 않은 비수도권의 한 필수의료 전공의는 “지금 복귀한 필수과 전공의들은 빨리 전문의만 따려는 고연차 중심이고, 1·2년차는 복귀율이 굉장히 낮다”며 “수련 환경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아 필수과 복귀율이 낮을 거라 생각되는 상황에서 당직 등을 독박 쓸 수 있어 선뜻 복귀를 택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3월(모집)까지 지켜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이 마무리됐지만 지역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각 병원의 모집 인원 대비 전공의 비율은 ‘비수도권 8개 진료과목’의 경우 35.8%에 그치는 등 인력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은 “지역 필수의료 위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역 공공의대를 설립해 필수의료 분야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공병원을 확충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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