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건너 빈집, 전남 제1도시 '목포의 눈물'
전남 빈집 총 2만6채, 목포 여수 이어 두 번째로 많아
유달산 자락 보리마당·용당1동·목원동 등 가보니
폐자재 널려 있고 빈집 밀집은 전남 최대, 안전등급 악화

"이대로라면, 결국 아무도 남지 않겠죠."
지난 1일 오후 목포시 유달동 시화마을. 30년째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박동금(76·여) 씨는 "아무리 달동네라지만 지금처럼 빈집이 많은 건 평생 처음이다"고 말했다.

일찍이 이곳은 '시화마을 가꾸기'나 '보리마당 공한지 정비' 같은 문화재생 사업을 거치며 외형 정비를 마쳤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실제 주거지 공동화 문제는 해소되지 못했다.
박 씨는 "겉으로는 관광객이 드나들며 활기를 띠는 듯하지만 사실은 '속 빈 강정'이다. 인프라 부족으로 오래 버티던 주민들도 하나둘 떠나고, 결국 노인만 남아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22개 시·군 내 빈집은 총 2만여 동에 달한다. 여수·순천·광양 등 동부권이 8천347동으로 전체 42%를 차지했으며 서부권에서는 목포가 뒤를 이었다. 특히 목포는 빈집이 가장 많았던 여수(여수 1천801동·목포2천120동)를 지난해 앞지르기도 했다.
목포시내 빈집 수는 2023년 2천179동, 2024년 2천101동, 올해는 이보다 소폭 늘어난 2천120동에 달한다. 지역별로 유달동(532동)이 가장 많았으며 목원동(522동), 용당1동·만호동(각각 199동) 등이 뒤를 이었다.
전남 동부권에서 빈집이 가장 많은 지역인 여수의 빈집 밀집지인 동문동과 충무동, 광림동이 각각 166호, 144호, 97호 인 것과 비교했을때 유달동의 빈집은 세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목원동 상황도 심각했다. 닫히지 않은 대문과 우체통에 쌓인 우편물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계량기는 마을 전체가 빈집 투성이임을 드러냈다. 자물쇠가 걸린 채 방치된 상가들도 손님 대신 먼지만 맞고 있었다.
마을에서 만난 김숙례(68·여) 씨는 "여관이나 모텔방은 많지만 실제로 사람 사는 단독 주택은 옛날보다 많이 사라졌다. 심지어 대로변조차 공실이 많아 주민 생활과 지역 경제가 공멸하는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일대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홍옥천 영진부동산 대표는 "신촌로나 산정로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흉가 같은 집이 다수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촌로를 따라가자 불 꺼진 집들이 어둠 속에 방치돼 있었다.
용당1동과 산정동을 거점으로 빈집 및 유품정리업체를 운영하는 김성재(50) 씨도 "의뢰를 받아 현장에 출동하면 집 안에 썩은 음식이나 생활용품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빈집 방치가 장기화되며 주택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목포시가 양호한 상태로 분류한 '1등급' 빈집은 2023년 245동에서 올해 171동으로 줄었고, 보통 수준인 2등급도 같은 기간 716동에서 619동으로 감소했다.
반면 관리가 필요한 3등급(불량)은 596동에서 올해 794동으로 33% 급증했다.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매우 불량(4등급)은 622동에서 536동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이에 전남도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공동화 및 빈집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관련 재정지원 근거를 담은 '특별법' 제정을 건의하고 올해 빈집 플랫폼에 매물을 등록하는 등 거래를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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