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포스코 해도동 신축 기숙사, 상생의 첫걸음 넘어 더 큰 동행으로

김장수 포항뿌리회 회장 2025. 9. 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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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수 포항뿌리회 회장

포항 해도·송도 지역은 포스코 건설의 역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한때 포항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혔지만, 포스코의 성장과 함께 환경 피해와 생활불편, 보상 갈등이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산업화의 명암이 교차한 현장이자, 지역과 기업이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멀게 느껴졌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포스코는 직원들의 안정적 근무여건을 위해 오랫동안 공장 근접한 곳에 기숙사를 두어왔다. 과거 효자 주택단지가 그러했듯, 직원 복지에는 기여했지만 외부와 격리된 생활공간은 지역민과의 교류를 가로막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포스코가 해도동에 800실 규모의 신축 기숙사를 건립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숙소의 이전이 아니다. 지난 50년간의 불신과 갈등을 넘어, 기업과 지역이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여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포스코 최고경영층의 결단은 "포항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약속이며, 침체된 도심경제를 되살리고 도시재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선택이다.

기숙사 입주 직원들이 인근 식당, 카페, 편의점, 생활서비스 업종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면 해도동 상권은 활기를 되찾고,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기숙사 내부에 모든 편의시설을 자체적으로 갖추기보다 지역 상가와 제휴해 직원들이 외부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복지가 지역경제로 연결되고, 지역의 성장 또한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상생의 완성은 아니다. 이는 '첫걸음'일 뿐이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환경 개선,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 문화·교육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이상 '기업과 지역'이 따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 포스코가 진정한 포항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민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 상호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동시에 시민들 또한 기업 활동을 무조건적인 감시와 견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건전한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업이 지역을 위해 기여하면 시민도 기업의 활동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선순환의 문화가 필요하다. 상생은 기업의 일방적 책임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지역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의 과제다.

또한 포스코의 노력이 일방적 시혜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기업이 지역을 위해 기여하면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시민들도 협력하고 성원을 아끼지 않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상생은 기업의 책임이자 시민사회의 책임이기도 하다.

포스코의 이번 행보는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용기 있는 선택이다. 포항시민 모두가 이를 환영하며, 기업과 지역이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50년을 기대하고 있다. 상생의 길은 대화와 신뢰에서 시작된다. 포항과 포스코가 손을 맞잡는 순간, 지역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진정한 '포항형 발전 모델'이 탄생한다.

포스코 해도동 기숙사 건립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의 협력을 향해 나아가는 상징적인 출발점이다. 이번 결단을 계기로 포항과 포스코가 함께 공존공생하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포스코의 더 큰 사회적 기여와 시민사회의 성숙한 협력이 맞물릴 때, 포항은 기업과 지역이 함께 번영하는 진정한 상생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