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론] 자격증 인플레이션, 나침반은 기업입니다- 신승묵(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산업설비자동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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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어떤 자격증부터 따야 할까요? 몇 개쯤 있어야 취업이 가능할까요?" 새내기 신입생들과의 첫 면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러나 "대기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불안감 속에서 자신의 적성과 분야별 전문성보다는 여러 자격증을 쌓아 취업 분야와 직종 선택의 폭을 넓히려는 경우가 많다.
학생이 적성과 희망 직무에 대한 확신 없이 우선 자격증부터 준비하고, 기업은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이 구조는 결국 불확실성과 부담을 학생에게 떠넘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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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어떤 자격증부터 따야 할까요? 몇 개쯤 있어야 취업이 가능할까요?” 새내기 신입생들과의 첫 면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필자가 속한 학과는 용접, 배관, 에너지관리, 공조냉동기계, 설비보전, 가스, 산업안전 등 다양한 자격증 취득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열정적으로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 취득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대기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불안감 속에서 자신의 적성과 분야별 전문성보다는 여러 자격증을 쌓아 취업 분야와 직종 선택의 폭을 넓히려는 경우가 많다.
반면 기업은 말한다. “현장에서 곧바로 일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기업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인성’이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조직 안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태도, 성실함, 책임감, 협업 능력이 부족하다면 오래 함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어도 인성은 갖추고 와야 한다.” 실제로 특수한 직무나 고난이도 기술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 면접은 인성과 태도를 중점적으로 본다. 자기소개, 직무 이해도, 협업 경험, 갈등 상황 대처 방식 등을 통해 ‘이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결국 자격증이나 스펙 못지않게 ‘기술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됨’이 최종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취업을 목표로 학생들이 자격증 취득에 매달릴수록, 학교는 그 준비를 지원하느라 인성교육에 투자할 여유를 잃는다. 학생들은 여러 자격증을 따지만, 협업 능력이나 책임감 같은 기본적인 직장 생활 역량을 기를 시간은 충분치 않다. 학생이 적성과 희망 직무에 대한 확신 없이 우선 자격증부터 준비하고, 기업은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이 구조는 결국 불확실성과 부담을 학생에게 떠넘기는 셈이다.
더욱이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청년 인구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제는 ‘청년 인재 확보’ 자체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다. 특히 경쟁력이 취약한 중견·중소기업은 구조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단순한 채용 공고만으로는 더 이상 필요한 인재를 구할 수 없다.
본교 학생들은 열정과 역량이 풍부하다. 지방 전문대학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율이 높고, 입학 후에는 실습에 몰두하며 자신의 기술이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쓰이기를 바라며 묵묵히 준비한다. 그러나 “왜 학생들이 여러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하는가? 자격 취득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더 필요한 곳에 집중시킬 수는 없는가?”라는 질문을, 지쳐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자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불완전한 상황에서는 학교 교육과 기업 채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절실하다. 기업이 학교와 협약을 맺고, 학기 초에 채용 예정자를 선발한 뒤 맞춤형 커리큘럼으로 학생을 교육하는 것, 즉 ‘채용 기반 맞춤형 기술교육’이 필요하다. 기업이 먼저 손을 내밀고, 교육의 방향을 학교와 함께 설계하는 시스템이다. 학교는 교육에 충실하고, 기업은 우수 인재 채용의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다. 대기업은 자체 연수원 등을 통해 신입사원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중견·중소기업은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없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다.
사실 창원과 경남의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본교 졸업생이 진출하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이러한 인재들을 먼저 선택하는 기업은 단순히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다. 인재와 기업을 선제적으로 연결하는 구조, 즉 산학이 함께 만드는 채용 기반 맞춤형 교육 생태계가 필요하다. 자격증의 수보다 전문성과 인성이 더 중요하다. 그 방향을 제시할 나침반, 이제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신승묵(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산업설비자동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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