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N세 고시- 주재옥(편집부 차장대우)

주재옥 2025. 9. 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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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아 단편소설 〈키즈카페〉엔 새로운 개념의 키즈카페가 등장한다.

이 키즈카페는 서울 대치동 아이들이 놀이치료를 받는 심리상담소다.

상담소에서 만난 두 엄마는 아이의 병증에 대한 불안감을 나누는 대신 영어성적 잘 받는 방법만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초등 의대반'까지 나오면서 아이들의 'N세 고시' 현상은 심화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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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아 단편소설 〈키즈카페〉엔 새로운 개념의 키즈카페가 등장한다. 이 키즈카페는 서울 대치동 아이들이 놀이치료를 받는 심리상담소다. 주인공 헨리 엄마는 아이가 영어유치원에서 종일 입을 다물고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재로 불리는 헨리의 친구 이든도 긴장할 때마다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상담소에서 만난 두 엄마는 아이의 병증에 대한 불안감을 나누는 대신 영어성적 잘 받는 방법만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심리적 거리를 두면서 정보는 절박하게 주고받는 이 시대 엄마들의 풍경이다.

▼요즘 전국 학원가에선 ‘고시’ 열풍이 불고 있다. ‘4세 고시’는 영어 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해 치르는 레벨 테스트다. 이를 통과한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유명 영어학원 입학 시험을 치른다. 이른바 ‘7세 고시’다. ‘초등 의대반’까지 나오면서 아이들의 ‘N세 고시’ 현상은 심화되는 추세다. 이 사교육이 추구하는 목표는 ‘대학 입시’다. 최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의 ‘학원(hagwon)’을 소개하며, 과열된 영유아 사교육 실태를 꼬집기도 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7~9월 만 6세 미만 영유아 가구 부모 1만32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사교육 참여율은 47.6%에 달했다. 영유아 두 명 중 한 명이 사교육을 받는 셈이다. 〈시대예보 : 호명사회〉를 쓴 송길영은 “경쟁에 들여야 하는 노력 비용이 증가하면 성공의 ‘값’도 비싸진다”면서 “진정한 선택이 배제된 채 이뤄지는 최적화는 결국 잘못된 방향으로 흐른다”고 경고했다.

▼지난 7월 국회에서 ‘영어유치원 금지법’이 발의됐다. 영유아들이 인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삶의 안정성이 취약해졌다고 느낄 때, 염려는 자기 세대를 넘어 ‘아이’를 향한다. 다수가 옳다고 믿는 삶의 선택지가 행복으로 귀결되는 건 아니다. 평가에 민감해질수록 타인의 시선에 갇힐 수밖에 없다.

주재옥(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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