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역량·지리 이점 활용 ‘사천~부산 우주항공밸리’ 육성을

정옥재 기자 2025. 9. 2. 19: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툴루즈 모델'로…다시 뛰는 부울경 <1> ‘뉴스페이스’ 주도권 선점

- KAI·한화에어로·대한항공 등
- 120개 관련 기업 부울경 집적
- 위성과 엔진개발, 정비 생태계
- 우수한 교육·연구기관도 즐비

- 지자체 협의체로 광역화 이뤄
- 민간 우주개발 시대 주도해야

제조역량을 갖춘 부산 울산 경남이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계산업 조선산업 항공 제조업을 기반으로 항공 제조업 생태계는 경남과 부산에 이미 자리를 잡았고 이를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우주 경제에도 도전장을 내밀어야 한다는 뜻이다. 뉴스페이스란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시대를 말한다. 미국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재사용 발사체를 상용화하고 저궤도 위성 발사를 통해 경제성을 이미 확보하며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제조역량을 갖춘 부산 울산 경남이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관 전경. KAI 제공


우주에 관심을 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항공산업과 우주는 불가분의 관계다. 항공제조업과 발사체, 위성 제조는 역학을 기반으로 한다. 한국 항공우주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경남 사천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핵심 기업이다. 사천공항이 KAI를 떠받친다. 사천공항과 20㎞ 떨어진 곳에는 경남 진주시가 있다. 진주에는 경상국립대학교가 있으며 10여 년 전에는 공공기관 이전 정책으로 진주혁신도시가 태동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면 교육·주거·의료 등 정주 여건의 ‘기본’은 마련된 셈이다.

프랑스 남부권(툴루즈 중심)에 형성된 우주항공 밸리는 광역화돼 있지만 한국은 지방자치단체별 이해관계가 달라 광역화는 쉽지 않다.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려면 경남 사천 인근 지자체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며 역할 분담을 제대로 하고 그 이후에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

▮제조역량 기반

경남 부산의 강점은 무엇보다 제조역량, 지리적 여건이다.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둔 한 항공기 부품회사는 인근 경남에 제2, 제3 공장을 두고 또 부산 강서에도 공장을 마련한다. 부산 강서에 항공우주 생산시설이 들어선 것은 김해국제공항과 부산항 물류 때문이다. 항공기 부품이 제 모습을 찾아가는 단계가 되면 강서구의 대한항공 테크센터에 납품하거나 부품들은 미국으로 향하는데 그 물류는 부산항이 담당한다.

부산 경남에는 항공우주 산업 대기업 세 곳이 자리한다. 경남 사천의 KAI, 경남 창원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산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부산 테크센터다. 이 세 기업을 중심으로 부울경에는 2023년 기준 120개 이상의 항공기업이 집적화됐다. KAI는 사천에 본사를 둔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첨단 엔진 개발을 맡는다.

KAI는 미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KF-21(한국형 전투기) 체계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민간기업이 주관하는 차세대중형위성, 군정찰위성 개발에서 한국형 발사체 총조립까지 우주로 영역을 확대했다.

사천공항은 공군 관할 비행장으로서 한국전쟁 당시 주요 전개 기지였다. 진주비행장이라 불렸던 사천공항은 1969년 사천비행장으로 이름을 바꿨고 사천은 이 비행장을 기반으로 정비 산업이 태동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항공 제조업, 항공기 정비산업(MRO)이 사천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비행기인 부활호는 1953년 사천에서 처음 제작됐다. 1999년 KAI가 입지한데 이어 2024년 5월에는 우주항공청이 들어섰다. 한국형 우주항공 밸리의 핵심 도시가 시작된 셈이다. 경남 창원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우주 발사체 ‘누리호’ 개발 기술을 이전받았다.

울산의 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 발사대를 건설한 경험이 있다. 또 울산에 대규모 공장을 보유한 현대자동차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차세대 AAM 기체(S-A2)를 지난해 1월 공개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 협력 업체 수는 부산 경남 울산을 중심으로 6, 7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수천 곳에 이르고 AAM을 현대차가 국내에서 제조하면 수백 곳의 협력업체가 부품 생산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는 1999년 KAI에 합병 계획이었지만 대한항공은 이를 거부하고 존속시켰다. 김해공항은 주한 미군이 작전을 전개하기에 좋은 지리적 여건을 갖췄고 태평양 미국 공군이 중요 정비를 대한항공에 맡긴다.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는 2003년 한국형 우주발사체 나로호 총 조립을 담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KF-21 전투기 탑재용 F-414 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연구기관 교육기관 집적

부울경에는 항공우주와 관련된 교육·연구기관 등이 자리한다. 부산대 경상국립대 창원대 한국폴리텍대 항공캠퍼스에서 우주항공 인력을 양성한다. 공군 국방기술품질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재료연구원 등이 위치한다. 경남 사천에는 우주항공복합도시가, 부산에는 항공클러스터(예정), 울산에는 AAM 제조생태계 조성이 예정돼 있다.

사천시는 ‘우주항공 광역 메가시티’ 구상을 밝힌 상태다. 사천시(우주항공산업+행정+연구+주거+기초인력양성)를 중심으로 진주시(대학+시험인증+AAM 특화산업), 고성군(드론특화산업 해양레저관광), 남해·하동군(관광산업 농업·해양문화)이 협력해 우주항공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김민석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이 지역을 우주항공 밸리로 육성하려면 사천·진주를 중심으로 한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먼저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광역단위로 넓혀서 시작하면 조성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이라며 “가까운 지자체 간 협의체를 만들어 성공시킨 다음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발전 정책 전문가 배준구 경성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툴루즈 중심의 프랑스의 우주항공 밸리는 한국의 부산 호남까지 포괄할 정도로 광역단위로 발전했다. 이들도 점진적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며 “우선 사천·진주를 중심으로 산업체 교육기관 연구기관을 집적시키고 이후 부산 호남 대구까지 광역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KPF 디플로마-우주항공 과정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