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계열 대우건설, 시행사·조합에 추가 공사비 수백억 요구 논란

중흥토건에 이어 대우건설도 자금 흐름을 약점으로 잡아 중소건설사와 리모델링조합에게 수백억∼수천억원을 요구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우건설은 2021년 12월 중흥그룹에 인수돼 중흥토건이 지배기업이다.
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대우건설과 부산·경남의 아파트시행사 ㄱ업체는 올해 3월부터 공사대금 399억원을 다투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ㄱ업체는 대우건설과 2020년 4월과 11월 각각 1400가구, 1380가구 규모의 경남 김해 아파트 2개 단지 건설 도급계약을 맺었다. 각 단지 공사금액은 2600억원대다. ㄱ업체 말을 들어보면 2023년 8월 1단지에 이어 지난해 7월 2단지 준공 승인이 난 뒤 지난해 12월초 ㄱ업체 임원들은 2단지 공사비 잔금 220억원을 지급하기 위해 대우건설 본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대우건설 임원들은 공사 중 설계변경, 물가인상 등으로 손해가 200억원 발생했다며 100억원을 요구했다. 추가 공사대금을 주지 않으면 분양대금이 들어있는 신탁계좌 인출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신탁계좌는 신탁수익금의 우선 수익권자인 부동산 개발자금(PF) 대출 금융기관과 시공사가 모든 대금을 수령한 뒤 인출에 동의해야 시행사가 수익금을 찾을 수 있는 구조다.
ㄱ업체가 추가 공사비 규모가 과도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자 대우건설은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소송이 진행되면 ㄱ업체는 1심만 2년 이상 걸리는 소송 기간에 신탁계좌의 돈을 인출할 수 없다. 대우건설은 공사비 잔금을 받은 뒤 추가 공사비 요구 규모를 399억원으로 올려 195억원을 요구했고 ㄱ업체가 거절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ㄱ업체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은 신탁수익금 인출 동의권한을 남용해 공사비를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려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우리 같은 중소건설사는 2∼3년만 자금이 묶이면 큰 위기를 겪는다. 직원들 생계를 위해서라도 갑질을 멈춰달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에서는 대우건설과 두산우성한신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이 공사비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 추진하는 2000가구 이상 아파트단지 리모델링 사업이다.
조합은 2022년 5월 시공사 입찰에 나섰고 대우건설이 단독 응찰하며 같은 해 7월 시공사로 선정됐다. 입찰 당시 대우건설이 제안한 공사비는 평(3.3㎡)당 595만원(총 5858억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조합과 대우건설은 2023년 8월 가계약을 맺었다.
조합이 지난해 12월26일 수원시로부터 리모델링 주택사업계획을 승인받은 뒤 올해 4월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장에게 평당 공사비를 795만원(총 7830억원)으로 33.6%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조합원 1600명이 각각 5천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수준으로, 대우건설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자잿값,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가계약에서 약속한 무이자 사업비 대여금 149억원 중 입찰보증금(100억원)과 조합운영비를 제외한 45억원은 공사비 증액을 반영한 본계약이 체결된 뒤 지급하겠다고 했다.
조합쪽이 공사비 세부내역을 요청하자 대우건설은 공문을 보내 ‘사업승인을 받기 전에 시공사를 선정했고 시공사의 대여금으로 인허가를 진행했다. 조합에서 공사물량산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산출내역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장에서 “원래 평당 공사비가 820만원인데 795만원으로 낮췄다고 하면 조합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아무개 조합장은 “대우건설이 약속한 무이자 대여금을 믿고 사업을 추진했는데 대우건설이 입장을 돌변하며 협력업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사업이 위태하다”며 “금융비용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대우건설은 공사비 협상을 장기간 끌며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조장해 이익을 챙기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쪽은 “김해의 경우 수백억의 이익을 거둔 시행사가 공사비 손실이 예상되는 시공사의 정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모든 수익을 가져가고자 오히려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행사에서 수익금을 가져가겠다는 가처분 소송을 냈으나 법원에서 기각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소송을 통해서 설계변경과 물가 급등에 따른 손실 공사비를 보전받기를 바라고 있으며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또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과도한 건설원가 인상에 따라 현실적인 수준의 공사비를 증액할 것을 조합과 협의 중이며 원만한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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