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썬플라워크루즈, 누적적자 200억에 결국 휴항…동해안 관광 ‘빨간불’

울릉도와 울진 후포를 잇는 대형 여객선 '울릉썬플라워크루즈'가 누적적자 200억원을 넘어서며 결국 휴항에 들어갔다. 2022년 첫 취항 이후 3년 만이다. 승객 628명과 차량 200대를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1만5000t급 카페리 선박으로 날씨에 상관없이 전천후 운항이 가능해 울릉 관광의 효자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이 울릉썬플라워크루즈가 실어 나른 관광객만 50만명에 달한다. 후포에서 울릉까지 소요시간은 약 4시간 10분으로 쾌속선보다 길었지만 안정적 승선감 덕분에 멀미가 적어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을 정점으로 울릉도 관광객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경영난이 본격화됐다. 여기에다 물가 상승으로 운항원가까지 치솟아 선사는 눈덩이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운항사 에이치해운은 그동안 '나 혼자 산다'와 '미운 우리 새끼' 등 방송 프로그램 유치, 홈쇼핑 광고 200여 회(투입비 60억 원 이상), 넷플릭스 제작 지원 등 다양한 판촉에 나섰다. 하지만 3년간 누적 적자가 200억 원에 달하면서 결국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추산되는 연간 결손만해도 50억 원 수준이다.
문제는 행정적 지원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항공사와 시외버스의 경우 지자체가 적자 노선 유지 차원에서 비용을 보전해 주고 있다. 하지만 관광 성격의 민간 여객선사에는 지원 규정이 없다. 실제로 인천 백령도 항로 쾌속선은 매년 30억 원씩 20년간 총 600억 원을 지원받았고 포항울릉 쾌속선도 매년 25억 원 지원 협의가 진행 중이다. 반면 후포~울릉 노선은 지원 없이 선사 부담만으로 운항돼 왔다.
울릉썬플라워크루즈 승객 분석에서도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주민 이용률은 3%에 불과했고, 95% 이상이 외부 관광객이었다. 지역 주민의 생활교통보다는 관광객 수송 중심 노선이었기에 '공공성' 논리로는 보조금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런 데다 2022년 취항 당시에도 후포항은 수심이 얕아 대형선박 접안이 힘들어 선사가 자체 비용 30억 원을 들여 준설·부두보강 공사까지 감행해야 했다. 선사는 지역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광 활성화라는 대의명분으로 추진했으나 경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작정 적자 운항을 지속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울릉군과 울진군은 지난달 말 연석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지원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일부 지역 주민이 지속 운항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에만 무한 부담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릉공항이 완공되면 항공·카페리·쾌속선을 아우르는 종합 교통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울릉군민의 숙원인 '울릉도 100만 관광시대'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결손금 보전 등 지원책이 마련돼 후포항에서 쾌속선이 운항 재개돼야 한다. 이번 울릉썬플라워크루즈 휴항은 동해안 관광산업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