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용의 세종속살이] 정부 부처에 몰아치는 AI 바람

송신용 2025. 9. 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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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세종본부장


행정안전부가 내년도 예산 편성의 화두로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민주정부’ 구현을 앞세웠다. 행안부가 국정운영의 중추 부처로서 지방시대와 국민안전, 사회통합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외라면 의외다. 행안부는 범정부 AI 공통기반을 구축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복투자 없이 신속하게 AI를 적용하도록 AI 서비스의 기획-개발-운영-고도화 전 단계 지원을 본격 추진한다. 국민이 놓치기 쉬운 정부 혜택을 알아서 챙겨주는 알리미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민간 AI 기업들이 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공공데이터들을 AI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해 제공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6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밝힌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뜻밖일 것도 없다. 구 부총리는 “AI 대전환은 인구 충격 등에 따른 성장 하락을 반전시킬 유일한 돌파구”라며 “기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주무 부처와 기재부가 뒷받침하는 시스템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했다. 잠재성장률 3%의 ‘진짜 성장’을 이루겠다는 비전이다. 이른바 AI 3대 강국 도약이다.

그 예고대로 속속 공개되는 부처별 예산안은 철저하게 AI에 초점을 맞췄다. 산업 전반에 AI를 확산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두배로 대폭 늘린 게 두드러진다. 정부 총 AI 예산이 10조원을 훌쩍 넘겼고, 절반인 5조1000억원이 AI 대전환(AX)과 AI를 활용한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혁신 등에 쓰인다. 이를 바탕으로 자율제조 AI 팩토리를 2030년까지 500개 이상 구축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선다. AI컴퓨팅 자원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AI 산업 현장 전반에 걸쳐 AX(인공지능 전환)를 확산하자는 차원에서 올해 보다 두배 늘어난 1조1347억원을 편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라고 예외는 아니다. AI 기반 농업의 스마트화에 팔을 걷었다. 농업 분야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705억원을 투입, 민관 합동투자 방식(특수목적법인 설립)의 국가 농업 AX 플랫폼을 조성한다.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선도적 스마트 농업·축산, 전후방산업 등에 집중 투자한다는 의지다. 농촌 현장에서도 AI 기반 농업이 이뤄지고 뿌리가 내릴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R&D뿐 아니라 고용·복지 같은 민생 분야에서도 AI 바람은 거세다.

정부세종청사. [디지털타임스 DB]


지방정부는 어떨까. 대전시는 새 정부가 강조해 온 AI 관련 예산이 정부 직접 지원 예산안에 포함됐다. 버티컬 AI 즉, 특정 산업이나 업무 분야에 맞춤형으로 설계된 AI 관련 예산을 1594억원 따냈다. 대덕특구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부설 연구센터를 만들고 정부출연연구소에 직접 지원을 하는 방식의 사업이 예상된다. 세종시의 경우 AI 기반 민원자동처리와 ICT 기반 축사 악취 저감 등 ‘스마트빌리지 개발·보급’ 신규 사업비로 18억원을 확보했다. 지역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AI를 육성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여기에 전담조직 신설 등 조직개편을 시도하는 곳이 적지 않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가진 당정에서 신정훈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식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가운데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AI 교육이 활발해지는 것 또한 눈에 띈다. 행안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은 지자체 공무원·공공기관 직원 20여명을 대상으로 ‘나도 이제 AI를 할 수 있다! 내 행정업무 파트너 AI’ 교육과정의 문을 1일 열었다. 행정업무의 새로운 파트너로 AI를 선택해 업무를 본격화한다. 교육은 챗GPT 등 생성형 AI 도구와 클로바노트 같은 문서·회의록 자동화 프로그램을 실습하면서 실제 행정 현장에서 적용할 다양한 활용법을 배운다. 또 책임 있는 AI 활용 역량을 갖추도록 정보보호?개인정보?투명성 문제, 알고리즘 편향성 등 공공 분야에서 AI 활용 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법?윤리적 쟁점을 함께 다룬다.

중요한 건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확보다. 대규모의 재정 지원은 기술 개발과 인적 역량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AI 시대의 승패를 가를 핵심이 데이터 전략인 상황에서 데이터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산업별로 달라 현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을 일이다. 국내 기업이 규제에 발목 잡힌 현실을 타개할 산업별 맞춤형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AI 바람을 태풍으로 만들어 미국과 중국을 뛰어넘으려면 갈 길은 험하고, 할 일은 많다.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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