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뮤지엄 김수자, 전통 한옥 최초 설치 프로젝트 개막

2025. 9. 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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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뮤지엄 김수자, 전통 한옥 최초 설치 프로젝트 개막
포도뮤지엄은 9월 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서울 삼청동 첫 서울 전시 '선혜원 아트 프로젝트 1.0' 김수자 '호흡–선혜원'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바느질,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집과 정체성 그리고 인류 보편의 문제를 사유해 온 세계적인 작가 김수자(1957년생)의 10년 만에 열리는 서울 전시로, 그의 작품이 전통 한옥에 최초로 설치되는 프로젝트이다.

전시에는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 '호흡—선혜원'(2025)을 비롯해 총 4개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선혜원 곳곳에 설치된 작품은 전시의 맥락을 확장하고 명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김수자의 '호흡' 연작이 경흥각이라는 장소와 작품의 만남이라는 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작가가 '호흡'이라는 제목으로 표현하듯 이 작품은 한옥 고유의 정적인 아름다움 속에서 미묘하게 떨리는 빛과 공기의 흐름을 포착한다.

로비에 설치된 '연역적 오브제—보따리'(2023)는 조선백자의 상징인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독일 마이센 도자기와 협업해 제작됐다. 보따리를 연상케 하는 바늘구멍을 제외하고 어둠으로 비어 있는 내부 공간은 존재와 정체성을 환기하며, 논리적 개념이 형태로 귀결되는 '연역적 사고'를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반구형에 가까운 두 그릇을 정교하게 맞춘 비대칭 형태는 보름달 전후의 천체를 떠올리게 한다.

앞선 작품과 마주하는 '땅에 바느질하기: 보이지 않는 바늘, 보이지 않는 실'(2023)은 '연역적 오브제—보따리'와 같은 재료로 제작된 평면 작품으로, '연역적 오브제—보따리'의 펼쳐진 형태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마르지 않은 백자토에 바늘로 수많은 구멍을 뚫어 다양한 빛의 리듬과 방향을 제시한다.

지하 1층 삼청원에는 '보따리'(2022)가 설치된다. 김수자의 대표 연작 중 하나로, 이동과 정체성, 기억과 관련한 시적 탐구를 담아낸다. 작가는 싸고 묶는 전통적 생활 도구를 개인적이면서도 집단적인 역사를 포괄하는 조각적, 개념적 매체로 변모시켰다. 이를 동시대 미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림으로써 보따리는 이주와 디아스포라의 상징이자 물질적·비물질적 삶의 흔적을 담는 이동식 보금자리로 재정의된다.

김수자 작가는 “1990년대 양동마을에서 시작한 보따리 작업 이후, 줄곧 전통 건축 속에서 새로운 설치를 꿈꿔왔다”며 “선혜원의 독특한 전통 건축 양식을 감싸며 펼쳐지는 거울 바닥 작업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해외에서만 이어오던 거울의 오랜 여정을 이제 한국의 관객들과 나눌 수 있어 더욱 뜻깊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프리즈 서울' 기간에 지역 연계 행사 '삼청나잇'과도 함께 한다. 포도뮤지엄은 9월 4일에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선혜원을 개방해 한옥의 야간 정취를 만끽하며 전시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행사를 기획했다. 전시는 10월 19일까지 열리며, 네이버에서 '선혜원'을 검색해 예약하면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조효민 기자 jo.hyo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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