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전통시장의 새로운 변화

전국의 전통시장은 1,450개가 넘지만, 점점 쇠락해가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대문시장, 광장시장도 예전만 못하다. 그럼에도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으로 매년 막대한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각 시장마다 현대화와 특성화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종료된 상태이다. 전국 대부분 시장에 아케이드 지붕이 설치되었고 쿨링포그를 설치한 곳도 많다. 화재나 편의시설을 점검하고 상인과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역 화폐와 온누리상품권은 주로 전통시장에서 소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은 대형유통업체나 온라인 쇼핑몰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왜 그럴까? 되는 곳은 되고 안되는 곳은 아무리 해도 안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를 지역 상생에 성공한 사례로 알아보고자 한다.
대전의 상징은 단연 성심당이다. 한때 노잼(NO+재미) 도시로 알려진 대전은 성심당이란 킬러콘텐츠 하나로 쇠락해가던 원도심을 부활시켰다. 1956년 대전중앙시장 입구 찐빵집에서 시작한 성심당이 유명세를 탄 이유는 맛과 가성비를 원칙으로 하되 전국에 지점을 두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이 한몫했다. 성심당 빵을 사려면 반드시 대전에 가야 한다. 본점이 위치한 원도심은 빵 냉장보관소를 설치하고 주변 상가, 중앙시장 상인들과 함께 '0시 축제','빵 축제'를 열어 성심당만 다녀가는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속초 여행 시 빠뜨릴 수 없는 속초전통시장은 다양한 먹거리, 구경거리로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속초전통시장은 속초관광수산시장과 중앙시장이 맞붙어 있어서 규모가 꽤 크다. 속초에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닭강정 포장박스를 들고 다니더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음식이 유명하다. 한가지 메뉴로 승부한다는 강원도막걸리술빵도 대기줄이 길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전통음식 부각, 강원도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오징어순대, 활력 넘치는 수산물 등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하여 관광객의 지갑을 열게 한다
단양구경시장도 MZ세대들이 주목하는 전통시장이다.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시골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텃밭에서 가져온 농산물을 판매하고, 장터안 골목은 MZ 세대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들로 즐비하다. 지역 특산물인 마늘을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고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여 입과 눈이 즐거운 도시가 되었다. 단경구경시장 앞에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을 배경으로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알려져 즐길 거리까지 제공한다. 단양구경시장은 레트로 감성으로, 기성세대에게 향수와 심리적 안정을, 젊은 세대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주며 지역 명소로 거듭났다.
디지털 문화가 만연한 현대 전통시장은 재미와 감성을 소비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허름한 백년 가게가 주목받는 이유도 시간이 쌓아올린 이야기를 소비하려는 MZ세대들의 감성 때문이다.
이제 전통시장에서 천편일률적인 물건만 파는 시대는 지났다. 시장마다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지원이 아니라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과 변하고자 하는 상인들의 의지,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시장만의 이야기이다.
전국 전통시장을 똑같은 형태로 바꿀 것이 아니라 그곳에 가야만 느낄 수 있는 특화된 상품과 차별화된 감성으로 변화시켜 보자. 소비를 주도하는 MZ 세대들은 분명 가성비와 좋은 품질, 새로운 감각과 재미에 빠져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