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승절 열병식서 북·중·러 맞손…美, 한·미·일 협력에 인도 추가 ‘안간힘’ [디브리핑]

김수한 2025. 9.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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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일 열병식서 김정은·푸틴과 관람
미국 일극체제 국제정세 격변 ‘상징적 장면’
중국, 첨단무기 선보이며 ‘반미’ 구심점 자인
미국, 일본에 최신 무기 시스템 배치 과시
한국과 연대 강화·인도와 훈련 예정대로 실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중국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타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이 오는 3일 제2차세계대전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글로벌 ‘반미’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자임한 가운데 열병식을 계기로 ‘북중러’ 대 ‘한미일’의 군사적 대립 구도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열병식이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중간에 두고 왼쪽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오른쪽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광장 망루 위에 나란히 자리한 모습이 전세계로 생중계된다.

탈냉전 이후 처음으로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이 장면은 ‘슈퍼파워’ 미국 일극체제의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있음을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 될 전망이다.

이 행사는 그 자체로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를 부각하며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번에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이뤄질 북미회담 2.0의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중러 정상들이 단순히 한 프레임에 등장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상 첫 3자회담까지 진행할 경우 2023년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비견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일은 이 회의를 기점으로 ‘3각 협력’을 공고히 했다.

특히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미국을 연이어 순방하며 한미일 협력에 힘을 실으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부각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올해 전승절 열병식은 중국이 6년 만에 개최하는 행사다. 10년 전인 2015년 시 주석은 처음으로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으며, 이외에는 대부분 건국 또는 건군 기념 취지로 행사가 열렸다.

올해는 국가 원수 및 정부 수뇌 26명이 대거 초청된 만큼 이 행사는 중국의 정치체제를 선전하고 군사력을 대외에 과시하는 열병식의 기본 목적 외에 반미 세력을 규합한 세계 패권 2인자 중국의 국제정치·외교 무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
북중러 맞잡은 손, 신냉전 시작 신호?

특히 시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푸틴 대통령이 한자리에서 손을 잡는 역사적 장면은 신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옛 소련 포함)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66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중국은 이번 행사를 통해 반서방 세력 ‘좌장’으로서의 파워를 미국 등 전세계에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 등에 적극적으로 맞서면서 러시아와 북한 말고도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남미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를 중심으로 우군을 늘리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러한 기류는 이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포착됐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SCO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국제 정세가 혼란한 이유로 “괴롭힘 행위”를 거론하며 미국을 우회 비판했다.

*중국, 열병식서 최신 무기 선보이며 세 과시=중국은 올해 열병식에서 무인기(드론)·미사일 등 최신 무기 등을 대규모로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중국 열병식 준비 기구인 열병영도소조판공실 우쩌커 부주임(소장)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열병식의 모든 무기 장비는 국산 현역 주력 장비”라면서 “2019년 건국 70주년 열병식 이후 차세대 무기 장비를 집중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신형탱크·함재기·전투기 등 4세대 장비와 육해공에서 쓰이는 무인 스마트 장비, 사이버·전자전 신식 전력 등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가짜 탄두’로 적을 교란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부터 기뢰로 적 잠수함을 타격할 수 있는 무인 잠수정 등 첨단 장비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일본은 물론 서태평양 미국령 괌이나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으로 하는 둥펑(東風·DF) 계열 미사일들을 대거 공개하며 전력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세계 최초로 2개의 좌석을 갖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S의 등장 여부도 관심을 끈다.

열병식 예행연습에서는 최신식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이 등장했다. ‘AJX002’라고 적힌 무인 잠수정은 러시아가 개발 중인 수중 드론 ‘포세이돈’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중국군은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4개 군종과 군사우주부대·사이버부대·정보지원부대·병참보장부대 등 4개 병종으로 구성된 ‘4개 군종+4개 병종’ 구조로 개편됐는데, 이러한 내용도 열병식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중국이 이번 열병식에서 YJ-17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등 신형 무기들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 일대에서 열릴 열병식을 앞두고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드론과 미사일 등 수십 대의 무기들이 외곽에 대기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또 곧 공개될 YJ-17을 포함한 새 미사일들을 실은 군용 트럭이 예행연습으로 베이징 거리를 달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YJ-17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공중에서나 잠수함에서 발사가 가능하다.

최대 속도가 마하 8(초속 2.744㎞)이고 사거리가 1200㎞에 이르러 발사 위치를 노출하지 않고도 원거리 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YJ-17은 최대 500㎏ 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적 군함의 방공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장갑을 뚫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중국이 대만 등 중국 주변 지역에서의 분쟁이 발생할 때 서방이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중국인들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전승절 기념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미국, 일본에 최신 무기 ‘타이폰’ 배치…리퍼 주둔 무기한 연장

미국은 일본에 이달 11~25일 최신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을 배치한다고 미 군사전문매체 USNI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이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신형 요격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타이폰의 주일미군기지 배치 관측이 나오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USNI에 따르면 타이폰은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의 합동훈련 기간 이와쿠니 비행장과 그 인근에 배치된다.

타이폰이 일본에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실사격은 이뤄지지 않으며, 훈련을 마치면 철수할 예정이다.

미군이 일본에 타이폰을 영구 배치될 계획은 아직 없다는 게 일본 방위성이 받은 통보라고 USNI는 전했다.

이번 훈련을 앞두고 타이폰 배치와 함께 주목받는 부분은 미 해병대 소속 무인항공기 MQ-9 리퍼 6기의 주둔을 ‘무기한’으로 연장한 것이다.

MQ-9 리퍼는 지난해 8월부터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운용됐다. 비무장 상태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가데나 공군기지에는 이와 별개로 미 공군 소속 MQ-9 8대가 운용되고 있다. 또 미 해군은 MQ-4 트리톤 무인기를 주기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감시·정찰 역량 확대와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동중국해 해상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를 겨냥한 다목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USNI는 “러시아와 중국의 선박과 항공기가 정기적으로 이곳을 통과하며, 두 나라는 공동 항해나 폭격기 비행 같은 합동 작전을 수행한다”며 “동중국해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위반해 자원·물자를 불법 수송하는 선박들의 활동도 이뤄지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방위성과 외무성의 공동 발표문도 무인정찰기의 무기한 주둔에 대해 “(중국과) 가까운 거리에서 다수의 항공기를 운용함으로써 인접 국가들의 선박과 함정의 비정상적 행동이 간과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USNI는 덧붙였다.

중국군이 2일 베이징 국제공항에 해외 정상이 도착하자 환영 행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EPA]
*미국, ‘고율관세 갈등’ 인도와 예정대로 연합훈련 개시

한편, 미국은 50%의 높은 관세율을 부과한 인도와 관세 갈등과는 별개로 연례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시작했다.

2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에 따르면 양국 군은 전날 미국 알래스카에서 2주 일정의 ‘유드 아브햐스’(워 게임)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에서는 인도 병사 450여명이 미국 보병, 공수부대원들과 함께 아(亞)북극 기후에서 고고도 전술 능력을 익히게 된다.

인도와 미국은 남아시아 지역에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2002년 처음 유드 아브햐스를 실시했다.

초기에는 중국과 가까운 인도 북부지역에서 훈련을 실시하다가 장소를 번갈아가면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지난해에는 인도 북부 라자스탄주에서 훈련했다.

올해 유드 아브햐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27일 자로 인도 제품에 50%의 고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양국 간 관세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작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문제 삼아 기본관세 25%에 제재성 추가 관세 25%를 적용했다.

인도 국방부 관계자들은 관세 문제로 양국관계가 급랭한 상태지만, 국방 협력을 초석으로 삼아 최근 20년간 구축해온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당장 위험에 처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인도와 미국은 이번 훈련에 이어 조만간 다국적 군사훈련에서 또 얼굴을 맞댄다.

중국 견제 안보협의체 쿼드(Quad) 구성국인 인도와 미국, 호주, 일본은 오는 11월 괌 근해에서 다국적 해군훈련 ‘말라바르’를 실시한다. 현재 훈련 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말라바르는 당초 인도와 미국이 1992년 처음 시작했으나 현재는 쿼드 구성국 모두 참가하고 있다.

한편, 인도와 중국은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대치 중이며, 2020년 히말라야 라다크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군사충돌로 관계가 급랭했다가 이후 차츰 개선을 도모해왔다. 최근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계기로 관계 개선에 한층 더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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