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논란의 '난민 수용 호텔' 2029년까지 완전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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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들을 호텔에 수용하는 정책을 2029년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최근 런던 외곽의 '난민 수용 호텔'에 머물던 에티오티아 출신 망명 신청자가 14세 소녀를 성폭행한 이후 반이민 정서가 급격히 확산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영국 정부가 '난민 수용 호텔 폐지'라는 초강수를 둔 건 런던 북부 에핑지역 호텔에 머물던 '에티오피아 난민 신청자 성폭력 사건' 이후 반이민 시위가 격화되는 등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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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머문 난민 신청자 '성폭력'에 반발 커져
'난민 가족 재결합' 신규 신청도 일시 중단

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들을 호텔에 수용하는 정책을 2029년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최근 런던 외곽의 ‘난민 수용 호텔’에 머물던 에티오티아 출신 망명 신청자가 14세 소녀를 성폭행한 이후 반이민 정서가 급격히 확산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영국은 난민협약과 국내법에 따라 난민 신청자들의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숙소를 제공해야 한다. 과거 이들의 거주지는 주로 민간 주택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호텔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지역사회와 갈등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은 “현 정부하에서 모든 난민 호텔은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며 “신청자를 호텔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숙소에 머무는 인원 자체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2029년 총선 전까지 난민 수용 호텔을 없애겠다는 뜻이다. 올 6월 기준, 3만2,000명의 난민 신청자가 전국 200여 개 호텔에 머물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더 나아가 BBC 인터뷰에서 “가능하면 폐지 시점을 2029년보다 앞당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호텔을 비우는 확실한 방법은 가능한 빨리 난민 신청 사건을 처리하고 탈락한 사람을 되돌려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영국 정부는 망명 항소 제도를 개편, 난민 신청이 기각된 신청자들의 추방을 앞당길 방침이다. 이민 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에는 주거지 마련에 필요한 기간을 현행 56일에서 절반인 28일로 축소한다. 이민자들이 집을 빨리 구할수록 호텔 등 수용시설도 신속하게 비울 수 있다.
반이민 시위대, 복면 쓰고 호텔 진입도

영국 정부가 ‘난민 수용 호텔 폐지’라는 초강수를 둔 건 런던 북부 에핑지역 호텔에 머물던 ‘에티오피아 난민 신청자 성폭력 사건’ 이후 반이민 시위가 격화되는 등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런던 서부에서 이민 반대 시위 중 복면을 쓴 남성 5명이 난민 수용 호텔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법적 분쟁도 치열하다. 에핑지역 의회는 에티오피아 난민 신청자가 머물던 호텔을 상대로 ‘난민 신청자들을 강제 퇴거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에 지난달 19일 런던고등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강제 퇴거 시한도 오는 12일로 못 박았다. 그러나 항소법원이 지난달 29일 이를 뒤집으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이 ‘집권 시 5년 내 불법이민자 60만 명 추방 계획’을 밝힌 것도 ‘스타머 내각’에 자극제가 됐다. 쿠퍼 장관은 이날 “난민 가족 재결합 신규 신청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조건 없이 가족을 데려올 수 있었는데 앞으론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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