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자처한 ‘모난 돌’…에어비앤비, 규제 뚫기 위해 스스로 ‘매질’

김수연 2025. 9. 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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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돌인가, 자정 선도자일까?

에어비앤비가 공유 숙박업계 최초로 '미신고 숙소 퇴출'의 선봉에 나섰다. 규제로 막힌 시장을 뚫기 위해 스스로 '매'를 들었는데, 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K-컬처 붐으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서울이 '글로벌 핫플'로 부상하는 등 여행시장에서 한국의 매력도는 높아지고 있으나, 에어비앤비에겐 '못먹는 감'이나 마찬가지였다. 금지에 가까운 국내 공유숙박 규제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결국 에어비앤비는 '영업신고 의무화'라는 자체 규제를 만들면서 한국 공유숙박 시장 재정립에 나선 것이다. 미신고 숙소에 대해선 예약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게 골자로, 최근 에어비앤비는 예약 차단 시점을 10월 16일로 못을 박았다.

이에 따라 10월 16일까지 영업신고 정보와 신고증을 제출하지 않은 숙소는 2026년 1월 1일 이후의 예약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1단계 조치로 신규 등록 숙소에 영업신고 의무화 조치를 적용했다. 커지는 시장에서 호텔에 기회를 뺏기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는 2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미신고 숙소 퇴출 노력을 강조하면서 공유 숙박과 관련한 국내 제도 개선을 거듭 촉구했다.

서 매니저는 "공유 숙박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든 사업자로서, 에어비앤비는 이슈가 있을 때 가장 먼저 뭇매를 맞아온 것 같다"며 "이번에도 미신고 숙소 문제를 해결할 거면 스스로 매를 맞으면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신고 숙소 퇴출과 정부의 공유숙박 규제 완화가 마치 하나의 세트가 되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서 매니저는 "지금이 공유숙박 제도를 개선할 골든타임"이라면서 "자발적 조치를 에어비앤비가 약속했고, 1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신고 숙소가 퇴출되면 당연히 숙소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신고 의무화를 우리뿐 아니라, 모든 플랫폼에 적용한 공유숙박이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외도민업)의 경우, 관광진흥법 및 시행령 등 법령 차원에서부터 문체부의 외도민업 업무지침에 이르기까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에어비앤비 측의 주장이다.

외도민업은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하게 한다는 제한적 취지에서 도입된 만큼, 숙박제공자가 실거주를 해야 하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허용되지 않는 등 건축물 유형에 제한을 두고 있다.

또 한국인 숙박객은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서 매니저는 "해외 공유숙박 제도는 유연하다"면서 "실거주 주택뿐 아니라 세컨드 하우스도 활용할 수 있고, 건축물 제한도 없어 외래관광 수요를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규제는 글로벌 표준과 맞지 않아 합리적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의 규제로는 향후 3000만 해외 관광객 시대를 맞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신고 숙소를 퇴출하겠으니, 한국 정부가 나서 국내 공유숙박 시장의 문을 열어달라는 것이다.

이번 에어비앤비의 영업신고 의무화 정책이 자칫 기존 숙박고객(게스트)·숙소 제공자(호스트)의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신고 숙소가 줄줄이 퇴출되면, 에어비앤비의 가용 숙소의 볼륨이나 호스트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보전하기 위해 기존 게스트·호스트 수수료나 체험 상품 중개 수수료 등을 인상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에어비앤비의 쪼그라든 재무 상태를 보면 이런 우려에 힘이 실린다. 에어비앤비의 지난해 순이익은 26억달러로, 2023년보다 45%나 줄었다. 거의 반토막난 셈이다.

이에 대해 서 매니저는 "수수료는 전세계가 동일한 것으로, 한국만 올리는 결정을 내리진 않는다. 올리든 내리든 전세계가 같이 움직인다"며 "수수료는 이번 영업신고 의무화와는 별개로, 인상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마케팅과 채용 등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에어비앤비는 글로벌 온라인여행플랫폼(OTA) 톱3 회사다. 최신 시장 점유율 통계치인 슈타티스타(2020년) 자료를 보면 부킹홀딩스가 36%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익스피디아가 28%로 2위다. 그 다음은 18%의 에어비앤비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서가연 에어비앤비코리아 컨트리 매니저가 2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사가 결정한 ‘영업신고 의무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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