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연대 강화, 李 실용외교 다시 시험대에

안소현 2025. 9. 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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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정상들이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이면서 '반미(反美) 연대'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북한의 완강한 대화 거부, 북중러의 연대 강화, 미중 갈등 격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이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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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승절 행사에 북중러 정상 참석
김주애 동행 여부 관심
이달 말 유엔총회서는 한미일 정상 모일 듯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보고서 “北판 안러경중 구사 가능성”
김정은, 미사일 엔진 개발 연구소 방문. 연합뉴스


북·중·러 정상들이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이면서 ‘반미(反美) 연대’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승절 하루 전 유엔총회 참석을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민주주의 위기 극복과 국제 질서 재편 속 한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4일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공개 토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선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총회 참석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일 3국 정상이 함께 만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같은 시점에 북중러가 외교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천안문에 서서 ‘삼각연대’를 재현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김주애의 동행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만약 김주애가 모습을 드러낼 경우 북한이 사실상 후계 구도를 국제무대에서 공식화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북중러의 상징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주된 의도는 북중관계를 개선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이날 발간한 ‘김정은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참석 의도와 파장’ 보고서는 김 위원장 방중의 주요 목적으로 중국·러시아와 관계 강화를 통한 대미 협상력 제고를 꼽았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18·2019년 북중정상회담으로 상호관계를 개선한 후 북미 정상회담에 나섰던 전례를 거론하며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지지 확보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파병 이후 러시아 일변도로 진행된 대외관계를 극복하고 다시 균형을 잡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하며 “군사·안보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지속하며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북한판 ‘안러경중’(안보는 러시아와, 경제는 중국과 각각 밀착한다는 의미)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중러 결속이 군사협력까지 진전된다면 한국의 외교·안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미국의 글로벌 전략에 맞서 ‘반미 축’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순방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것) 노선에 대해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실용외교 기조를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완강한 대화 거부, 북중러의 연대 강화, 미중 갈등 격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이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이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남북 대화의 실마리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가 풀리지 않고 북미 관계가 풀렸다고 해서 대한민국 땅인 판문점이나 경주에 김 위원장이 올 가능성은 없다”며 “한미 군사훈련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중단돼야만 북한이 남한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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