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기초자치단체’ 만들려던 제주, 엇갈린 도민의견에 발목잡힐까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 선호 40.2%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구역 28.4%

제주도의회가 실시한 제주 행정체제개편 여론조사에서 기초자치단체를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으로 설치하자는 의견이 더 높게 나왔다.
제주도가 그동안 추진해온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안과는 배치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여론조사가 행정체제개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도가 기존에 추진해온 방안에 일부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제주도의회는 ‘제주형 행정구역 개편안’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0.2%가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구역’ 의견은 28.4%를 차지했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0.1%,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3%였다.
이번 조사는 제주도의회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8월 21~26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2.5%다.
응답자들은 이번 기초자치단체 설치와 관련해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되지 못하는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의 66.4%는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추가적인 정보 제공과 상황 변화를 고려한 이후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6년 7월 도입을 목표로 주민투표 실시 등 절차를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23.0%였다.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추진에 대해서는 77.5%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모른다’는 응답은 22.5%에 그쳤다.
이상봉 의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면서 “도민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좀 더 거치면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년 7월 목표 행정체제 개편 일단 제동
도는 내년 7월 3개의 기초자치단체(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출범을 목표로 행정체제개편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4개의 기초자치단체를 없앨 때와 동일하게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주민투표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주도에 요구해야 가능하다. 도는 행안부 장관을 상대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실시할 수 있도록 결정할 것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12·3 불법계엄으로 추진에 발목이 잡혔고, 지역 내에서는 불협화음마저 터져나왔다. 지난해 11월 오영훈 지사와 같은 당인 김한규 의원(제주시을)이 제주시를 동·서로 분리하는 데 반대하며 일명 ‘제주시 쪼개기 방지법’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제주시를 2개로 쪼개는 것이 제주시민의 생활권이나 통근·통학권에 부합하는지, 제주시가 가진 역사성과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진 않을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서 지역 간의 갈등 발생, 2개 시마다 시청, 시의회, 시교육청 등의 많은 행정기관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도 불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도는 3개의 기초자치단체 설치안은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1년여에 걸쳐 학술연구와 도민경청회, 도민 여론조사, 도민참여단 숙의토론 결과 등을 거쳐 도출한 결과를 받아들인 것인 만큼 현재 시점에서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 행안부는 지역 내 의견을 정리해 행정개편 단일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당분간 지역 내 여러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도의회의 여론조사 결과가 김 의원의 제주시 쪼개기 반대 의견과 결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행정구역 개편안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가 도가 추진해온 행정체제개편 방향과 엇갈리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일정상 내년 기초자치단체 설치는 이미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도는 행안부 장관이 8월까지 주민투표 여부를 결정해야만 당초 목표대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을 선출하고, 내년 7월 새 기초지자체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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