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푸틴과 천안문 올라 ‘삼각연대’ 재현” 국정원 전망

한기호 2025. 9. 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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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출석한 국정원 현안보고
北김정은 방중 동향…“푸틴과 동급 경호·의전”
“김정은, 한반도 정세 주도 최적 카드로 본 듯”
“러시아 방문 저울질, 美 태도변화 유인” 예상
“10월10일 노동당 창건대회 등 대형행사 준비”
“2국가론, 李정부에 촉각…단기 관계개선 난망”
‘쌍방울-경기도 대북송금’ 특별감사 여야 시각차

국가정보원은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천안문에 서서 냉전기 ‘삼각 연대’ 구도를 재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 후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브리핑한 국정원 현안보고에 따르면 이같은 김정은 방중(訪中) 동향이 알려졌다. 김정은은 전날(1일) 전용열차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이날 새벽 중국 국경을 통과했으며, 오후 중 늦게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방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소속 신성범 국회 정보위원장이 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김정은의 이번 방중엔 최선희 북한 외무상, 김성남 조선노동당 국제부장과 현송월 부부장 등이 수행하고 있고 김정은의 배우자인 리설주,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 있다. 또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동급의 경호·의전 등 각별한 예우를 받을 것으로 봤다.

3일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대통령 등과 함께 천안문 성루에 서게 될 전망이다.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은 물론 북러 정상회담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냉전시기 북중러 삼각연대 구도의 재현으로 보는 한편 북중 정상회담, 북러 정상 간 만남이 병행될 것으로 국정원은 전망했다고 이성권 의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이번 방중 의도와 배경에 대해 “한반도 정세를 주도할 최적 카드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첫째로 북중관계 복원을 통해 대외 운신폭을 확대하고, 둘째로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견인하고 체제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으며, 셋째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리스크 헤징(회피) 등 러시아 편중외교를 탈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넷째로 북미 간 대화를 염두에 두고 중국의 지지를 확보하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인하기 위한 것들로 고려하고 있다”며 김정은의 다자외교 데뷔전, 북중러 연대 과시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장 실질적인 북중러 3자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라며 김정은이 향후 러시아 방문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과 북한 간 관계 전망으론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선뜻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태도를 주시하며 접촉 기회 마련을 모색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국정원은 정보위에 보고했다. 북한의 대(對)러시아 파병 등에 관해 국정원은 “최근 3차 파병을 계획한 6000명 중 전투공병 1000명이 러시아 현지에 도착했다”고 파악했다.

또 “기존 파병군은 후방에서 예비전력으로 주둔 중이며 8월말 파병군 지휘관단이 귀국할 것을 감안하면 현지 지도부 교체를 추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북한이 1·2차 표창 수여식에서 공개한 전사자는 (공식) 350명 정도이지만 국정원이 지난 4월 정보위에 보고한 전사자는 최소 600명 수준이었으며 우방국과 전황을 종합 검토한 결과 현재 2000명으로 사망자를 추산한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9월1일 전용열차로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아울러 국정원은 “북한이 UFS(을지프리덤쉴드, 한미연합훈련)를 지속 비난하면서도 예년과 달리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방사포 등 ‘대남 타격무기 발사’ 시위 없이 방어무기인 지대공미사일만 설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박선원 의원은 북한 대내·외 동향에 관해 “북한은 10월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과 9차 당대회 등 양대 정치행사를 본격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를 전했다.

이어 “10월10일 당 창건일을 맞아 병력 1만명 이상 대규모 열병식을 연습하고 있으며 10여만명의 대규모 집단체조도 5년 만에 다시 할 전망이다. 9차 당대회는 내년 초가 유력하다”며 “행사 개최를 앞두고 개인 차량을 소유할 수 있는 ‘자가용 소유 허용’ 등 민생 시책 시행과 파병 전사자 위문 등 민심 관리로 내부결집을 도모할 것”이라고 국정원은 파악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북한 정권의 대남기조에 관해선 “현재 북한과 남한 ‘두 국가’가 존재한다는 2죽가론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태도 변화의 여지가 감지되고 있다”며 “김여정 명의의 연쇄 담화를 통해 대남입장 불변을 강조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전방 지역에서의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북한 어민 송환 등에 관심을 보이며 상황관리하는 모습”이라고 봤다.

국정원은 “다양한 경로로 이재명 정부 고위당국자의 대북발언, 한미·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정보 획득에 나서면서 우리 대북정책에 대해 상당히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한국의 대북정책 및 접근시도에 대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하달하는 등 관계개선에 대한 북한 내부에서의 기대감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도 포착된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의 방중, 러시아와의 관계 밀착 이후 북한의 외교공간이 확대되면 대남정책 전환·재조정 필요성은 낮아질 것이어서 “단시일 내에 남북관계에 호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 의원은 국정원 내부의 12·3 비상계엄 계기 특별감사 결과로 “전임 정부 국정원이 비상계엄 준비 및 실행 과정에 연루된 증거가 아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쌍방울그룹·경기도 대북송금 공모 의혹 관련, 검찰이 국정원에 자료제출을 요구한 과정도 있었다. 국정원은 북한업무 부서에서 생산된 자료에 한정해 검찰에 제출했으며, 검찰에 제출되지 않은 최근 자료에선 쌍방울 측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정황이 있었다고 한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대북사업을 빌미로 주가조작을 시도 중이란 첩보 문건이 새롭게 발견됐다고 박 의원은 강조했다. 반면 이 의원은 여야 민감 사안 중간보고에 불과하다며 “이재명 대통령 사법 재판이 관련된 대북송금 문제도 어느 정도 (주가조작 시도라고) 단정적인 분위기로 결론낸 부분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우려가 있다고 오늘 명확히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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