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구·제주, 국가폭력 기억을 예술로 엮다
달빛연대프로젝트 연계 전시
3~27일…작가 15인 참여
9.7미터 대작 등 항쟁 조명

국가폭력의 기억을 공유하는 세 지역 작가들이 이를 예술로 환기한 대규모 기획전을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는다. 광주·대구·제주의 작가 15인이 참여한 '2025 달빛연대프로젝트@광주: 코발트' 전시가 3일부터 27일까지 광주광역시 동구 은암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달빛연대프로젝트'로 기획돼 대구(달구벌)와 광주(빛고을)의 역사적 연대를 예술로 풀어낸 교류전이자 제주 작가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 간 연대의 확장을 모색한 자리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출품작가는 김화순·박성완·이세현·주홍·하성흡·홍성담(광주), 권정호·정하수·최수환·김미련·김병호(대구), 강요배·박경훈·박진희·양동규(제주) 등이다. 회화, 조소, 설치, 퍼포먼스, 아카이브,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선보인다.

전시장에서는 10월항쟁 유적지와 경산 코발트광산, 가창골 등지를 직접 답사하며 몸으로 체험한 뒤 이를 예술로 승화한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체험'은 이번 전시 작품들의 중요한 기반이기도 하다.
주요 전시작으로는 10월항쟁의 발생과 전개 과정을 따라간 김미련 작가와 김화순 작가의 영상작업, 수직갱도에 갇힌 희생자들의 존재를 푸른 암연으로 상징화한 강요배 작가의 '코발트',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폭력과 희생의 심리적 풍경을 담은 권정호 작가의 회화 및 입체작업 등이다.
김병호 작가는 전태일 정신과 한국 노동운동 역사에 주목한 회화를 선보이며 양동규 작가와 이세현 작가는 항쟁의 현장을 거쳐 간 사물과 풍경을 주제로 작업했다. 하성흡 작가와 박성완 작가는 동시대 광경과 역사적 기억을 회화로 풀어냈으며 주홍 작가와 박진희 작가는 퍼포먼스와 설치 작업을 통해 극한의 시간을 산 이들을 위한 제의적 공간을 조성한다.

전시 개막일인 오는 5일에는 콘퍼런스와 축하공연이 열린다. 최순호, 양진호, 김준기의 발제가 이어지고 박경훈, 최수환, 하성흡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개막 축하공연은 광주의 대표적 민중예술 노래패 '노래모임 새벽광장'이 맡는다. '광주여 무등산이여', '맹서하는 깃발', '빛의 혁명가' 등 항쟁과 민중 저항의 서사를 담은 곡들이 연주될 예정이다.
한편 은암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오는 9월30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10월항쟁예술제'에도 연계 전시로 참여한다. 전시, 퍼포먼스, 공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적 기억을 공유하며, 광주-대구 연대의 실천을 보여줄 계획이다.
은암미술관 관계자는 "예술은 진실을 말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한 과거의 반추가 아닌, 오늘날에도 반복되는 폭력과 저항의 기억을 현재적 감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며 "'달빛연대프로젝트'는 예술이 어떻게 역사적 진실과 사회적 연대의 통로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천적 시도다. 광주의 기억이 대구와 제주, 전국으로 확산해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예술로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